2023년 3학년 2학기 돌아보기여행 15일차

작성자
김 학민
작성일
2023-10-22 23:12
조회
172
2023년 10월 18일 수요일



이동 구간: 숙소(아폴로 게스트하우스) - 아라 한강갑문 - 아라 서해갑문 - 아라 한강갑문 - 아라 서해갑문 - 숙소

거리: 약 90km (편도 45km로 왕복)

선두: 장성 민

특이사항:

1)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있음

2) 아라뱃길 일정은 본래 계획에서 추가



10월 10일 저녁. 낙단보 민박.

저녁식사 후 아이들이 이후 일정에 대해서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국토 종주 코스를 끝까지 다녀오는 게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결론이 나지는 않았었지요.

그렇게 며칠을 더 보내고 최종 방안이 나왔습니다.

10월 17~19일까지 서울에서 2박을 머물자는 것.

마지막 코스까지 다녀오고 싶은 사람은 18일을 이용해 다녀오기.

다녀오기까지 힘든 사람은 숙소에서 글쓰기를 계속 이어서 하기.

그리고 10월 18일인 오늘.

총 8대의 자전거가 안양천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곳만 더 가면 국토종주를 끝내는 것이고, 인증서와 메달까지 받을 수 있는데 안 가기에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저 또한 내심 모두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결정이 나면 나는 대로 따르고자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결국 모두 마음을 내어 끝까지 가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다녀와야 하는 거리는 총 90km 정도.

숙소에서 아라뱃길을 타고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짧지 않은 거리이기는 하지만 자전거길이 잘 놓여 있어서 속도는 훨씬 빨랐습니다.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합수부

 

안양천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합수부에 도착합니다.

한강의 물줄기가 합수부에서 안양천을 따라 내려오고 그 물줄기는 의왕까지 이어집니다.

평소에 자동차나 버스, 지하철 같은 교통수단만 이용해서 서울을 오가다 보니 이런 물줄기가 이어져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합수부에서 잠시 쉬었다가 아라 한강갑문을 향합니다.

요일은 수요일이었지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낚시를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10시쯤이 되어 아라 한강갑문에 도착했습니다.



아라 한강갑문 인증센터

 

어제 학생 중 한 명이 이런 제안을 한 게 있었습니다.

4~5학년이 호주에서 내일(10월 18일) 도착하는데 공항에 가서 맞이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요.

어차피 서울이고 인천까지는 금방이니 그 생각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도착 시간을 확인해 보니 오전 10시쯤입니다.

이 일정을 맞추려면 저희는 8시 30분쯤에 아라 서해갑문에 도착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 자전거를 모두 세워 놓고 대중교통으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야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90km를 달려야 하는 날, 공항까지 다녀오기에는 너무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대안을 찾았습니다.

저희 모두는 아라 한강갑문 인증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도장을 찍기 전에 먼저 인천공항 쪽을 바라봤습니다.

이제 비행기가 착륙할 시간.

모두 허공을 향해 손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어서 오라는 인사를 외쳤습니다.

누군가는 비행기가 보인다고 소리쳤고, 누군가는 어떤 항공사인지까지도 말했습니다. (다 틀리긴 했습니다만)

또 누군가는 어떤 형이 창가 쪽에 앉아서 코를... (생략)...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인사를 하고서는 인증 도장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남은 도장은 하나.

아라뱃길을 따라서 마지막 코스를 밟기 시작합니다.



저기 4~5학년이 타고 돌아오는 비행기가 보여요!

 

20km였지만 길이 좋아서 한달음에 갔습니다.

여행 초반에는 중간에 한 번쯤은 멈췄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멀리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최종 지점을 향해서 출발!

 



점점 가까워지는 목적지

 

5km, 3km, 1km... 종점까지 점점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FINISH라는 글씨.

그 앞에서는 달팽이 선생님이 먼저 도착하셔서 영상 촬영과 동시에 손을 내밀어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셨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문을 통과하는 마지막 순간을 놓칠세라 촬영을 하면서 뒤따랐습니다.

모두 끝까지 해냈습니다.

아니, 원래 목표로 했던 것보다 그 이상을 해냈습니다.

이제 수원으로, 학교까지만 들어간다면 최종 목표까지 달성을 해내는 것입니다.

마지막 도장까지 찍고 나서 느끼는 뿌듯함은 느껴본 사람만 압니다.



국토 종주 완료!

 



종주 기념 사진!

 

인증센터 건물로 들어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립니다.

수첩을 내밀고, 15일 동안 찍은 도장들을 확인 받고, 국토 종주를 했다는 인증을 받습니다.

인증서는 따로 각자의 집으로 보내줄 것이라고 합니다.

다시 국토종주의 출발지점으로 갔습니다.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영상을 찍으면서 아이들에게 따라서 하라고 했습니다.

가자! 부산으로!

한 학생이 저를 잡으러 옵니다.



다시 서울로

 

숙소에 무사히 도착한 저희는 자전거를 보관 장소에 넣고서는 바로 밖으로 향합니다.

이 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식당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향합니다.

국토종주를 끝낸 날.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저녁식사.

이런 날 라면이나 짜장면은 가당치 않습니다.

아끼고 또 아끼면서 달렸던 그 날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느라 간단하게 배를 채웠던 나날들.

그 날들을 견뎌낸 우리 자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삼겹살, 목살, 김치, 볶음밥, 된장찌개, 냉면 등등

부족하면 무조건 더 시키라고 배짱 두둑하게 말했습니다.

(얼추 정해진 예산은 있었으나... 설마 그 이상을 먹겠어...라는 생각은 저 혼자만 삼키고...)

아주 배부르게 신나게들 먹었습니다.

이 날의 식사는 식사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격려이자 위로였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위한 작별 인사였습니다.

긴 여행 끝의 축제였습니다.

우리만의 유일한.



여행의 마지막 저녁식사

 



마음껏 드세요

 

든든한 배를 끌어안고 잠이 들 우리들.

여행의 마지막 밤이 깊어갑니다.

이제 내일, 긴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

학교까지 들어가는 40km만이 남았습니다.
전체 2

  • 2023-10-25 10:42

    정말 대단한 여정이었습니다. 대단합니다~^^


  • 2023-10-26 10:54

    돼지의 집에서의 아이들은 무슨 의식을 치루는 것 마냥 진지합니다.^^*

    호주여행을 마친 4~5학년들을 마중 갔다면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 되었겠네요.
    그 힘든 와중에도 선배들을 생각해내는 아이들이 정말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