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학년 2학기 돌아보기여행 12일차

작성자
김 학민
작성일
2023-10-22 22:40
조회
190
2023년 10월 15일 일요일



이동 구간: 숙소(팝콘 캠핑장) - 충주 수주팔봉 - 충주 탄금대 인증센터 - 충주 숙소(비내섬의 아침)

거리: 약 45km

선두: 박지민

특이사항:

1) 인증센터는 충주 탄금대 1곳

2) 거리는 비교적 짧은 편

3) 국도를 이용한 자전거 도로이기 때문에 차량 주의 필요



오전 8시 40분 경. 숙소를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산 허리에 걸친 안개가 반갑습니다.



12일차 일정을 위한 채비

 



이른 아침. 안개로 둘러싸인 산 허리. 아이들은 충주로 향하는 중입니다.

 

오늘 첫 번째 목적지는 수주팔봉.

달팽이 선생님께서 이 곳은 사람들이 일부러들 찾아오는 곳이라고, 가는 길이니 한 번 멈춰 가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캠핑을 하거나 나들이를 온 사람들이 제법 보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종주를 하는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도 꽤 보였습니다.



수주팔봉의 전경. 아이들은 구름다리에 올라갔다 오기도 했습니다.

 



수주팔봉에서 출발 직후. 갑자기 빠진 체인.

 

수주팔봉에서 탄금대 인증센터까지 약 1시간 20분 정도.

대부분의 도로가 차량과 함께 다니는 곳이라서 더 바짝 긴장을 하고 달려야 했습니다.



탄금대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중

 

탄금대 인증센터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새재 자전거길입니다. 이후로 이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한강 코스.

한강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목적지에 부쩍 가까워진 것만 같습니다.

한강 자전거길의 첫 번째 인증센터는 비내섬에 있지만, 오늘은 바로 직전에 있는 숙소로 들어갑니다.

 



한강 자전거길의 시작. 자전거길의 이름을 듣는 순간부터 이미 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한강을 건너가는 중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었고, 언덕길은 많지 않았습니다. 새재 자전거길을 넘어오니, 많이 평탄해진 것 같습니다.

달리다 보니 저는 아이들보다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숙소까지는 길이 하나라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저는 저 나름대로의 속도로 길을 계속 달렸습니다.

얼마나 달렸을까요.

저 앞에 달팽이 선생님이 미리 서서 촬영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물어보시는 말씀이 "애들은?"이었습니다.

저는 살짝 당황했는데, 분명 아이들이 먼저 지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국토종주 표지판을 따라서 올 수 있는 길은 하나입니다.

중간에 갈림길이 한두 개 있지만, 표지판과 바닥의 선을 따르면 충분히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중간에서 도대체 어디로 빠진 것일까.

저와 달팽이 선생님은 일단 숙소까지 이동했습니다. 미리 도착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양산에서 경험을 해봤기에, 흩어지는 경우에는 무조건 목적지로 가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보니 학생들이 없습니다.

당황스럽고 약간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돌고 돌아서 어쨌든 이 곳으로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며칠을 계속 같이 타다 보니, 아이들이 이 정도는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저는  숙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달팽이 선생님은 차를 몰고 길을 되짚어 가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렇게 5분 정도가 흘렀을까. 아이들을 찾았다는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길을 중간에 잘못 들었습니다.

한강 자전거길로 들어서고 보니 표지판과 선도 잘 되어 있는 편인데, 뭘 보고 헷갈렸을까요.

약 15분 정도 기다리고 보니,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길목으로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저는 영상을 촬영하는 동시에 아이들을 맞이했습니다. (물론 가장 궁금했던, 어디에서 빠졌는지를 물어봤습니다.)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때가 아닙니다.

예상하지 못한 난관을 맞닥뜨리고, 그 과정을 겪어내고, 최종적으로는 목적했던 바를 달성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도, 일상을 뒤로 밀어둔 채 길을 나서는 이유도, 사실은 이런 예측하지 못한 어떤 과정이나 인연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아이들은 여행 중 이렇게 돌고 돌아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험을 통해 난관을 이겨내는 연습들을 합니다.

안전과 건강에만 문제가 없다면, 꼭 겪어봐야 할 여행의 과정입니다.



숙소에서 바라본 비내섬과 한강의 모습

 

비내섬의 아침이라는 숙소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저녁은 카레로. 반찬도 없이 카레와 밥만 했는데 얼마나 잘 먹던지요.

밥도 카레도 싹 다 비웠습니다. 단출한 상차림이지만 배는 충분히 불렀습니다.



반찬 없이 먹어도 너무나 맛있었던 카레!

 

이 곳에서의 문제는 빨래.

손빨래를 해야 했고, 1박만 했기에 빨래를 건조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각자 손빨래를 해서 바깥에 널고, 밤이 되면서 거실 쪽에 깔아서 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까지 마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됐지만,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주행 거리는 짧은 편이었지만, 피곤함은 여전했던 12일차가 저물어 갑니다.

 

덧붙이기: 

밤 12시인가가 다 되어 가는데 잠이 안 왔습니다.

당이 떨어졌다고 믹스 커피를 아주 오랜만에 두 사발(숙소에 컵이 없어서 밥그릇에 마셨거든요)을 마신 게 독이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옆 동 숙소에도 한 팀이 놀러 왔는데, 노래방을 대여하신 모양입니다.

비록 문은 다 닫고 부르는 것이지만, 밤 1시가 넘어가도록 노래들을 부르시는데 머리 속에서는 몇 번이고 가서 잠 좀 자게 소리를 낮춰 달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제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노래 때문에 잠이 안 오는 것인지 커피 때문에 잠이 안 오는 것인지 스스로도 헷갈렸습니다.

거실에서 계속 들리는 몇몇 아이들의 목소리.

매일 친구들과 같이 자는데 잠이 올 리가요. 그 마음 십분 이해합니다.

그런데 일전에 그렇게 늦게 잤다가 다음 날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서 반은 졸면서 타다가 반대편에서 오는 자전거와 충돌할 뻔했다...라는 '증언'을 들었던 적이 있던 터라 그냥 둘 수가 없었습니다.

충돌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전거 졸음 운전은 절대로 피해야 할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밥솥의 밥까지 같이 (맨 밥으로, 아주 맛있게!) 다 나눠 먹으면서 있었는데, 저걸 소화시키고 좀 있다가 잔다고 치면 분명 새벽 2시가 될 게 보였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짐짓 더 심각하게 이렇게까지 안 자고 있는 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너무나 이해하지만요.)

재우려는 자와 깨어있으려 하는 자들의 사투.

앞으로 세 번 남았습니다.
전체 1

  • 2023-10-23 10:25

    여행의 마지막을 향해가는 길이 점점 더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