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졸업여행(울릉도 여행) - 7

작성자
최껄껄
작성일
2021-10-29 13:09
조회
734
7. 관음도

 

어제에 이어 오늘의 길잡이도 태욱이와 병희이다. 병희가 끓인 따뜻한 콩나물국을 먹고, 우리는 관음도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관음도는 죽도와 독도에 이어 울릉도에 속해 있는 세 번 째로 커다란 섬이다. 현재 사람이 살고 있지 않지만 진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2012년 8월에 다리를 놓아서 어려움 없이 섬에 들어갈 수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면 통제를 하는데,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 어떨지는 모르겠다. 어제까지 맑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온통 먹구름으로 덮여있었다. 예보를 확인해도 오전 오후 모두 비소식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숙소에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갈 때는 버스를 타고 올 때 사장님께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을 하기로 했다. 버스 시간표를 확인했다.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려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이 앞에서 손을 흔들면 세워주신다고 했다. 우리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지금 보이는 곳이 현포 전망대라는 곳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차를 멈추고 이곳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간다. 숙소 바로 위에 있는데, 숙소 앞에 잔디밭에 나와 있으면, 탄성 소리가 다 들린다. 그만큼 우리 숙소 위치가 좋았다.

 



 

버스는 금세 왔고, 우리는 탔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님이 뭐라고 하신다. 여기 언덕길에서 위험하니 정류장에서 타라고. 우리는 몰랐다고 말했다. 죄송하다고. 그런데 이후에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알았는데, 정류장이 있기는 하지만 승객들이 손을 흔들면 태우고, 내리고 싶은 곳에 말을 하면 내려주었다.

 

30분 정도 달려서 관음도에서 내렸다.

 



 

다큐팀에서는 틈틈이 영상과 사진을 찍었다. 훌륭한 모습이다.

 



 

저 앞에 관음도가 보인다. 티켓을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저 앞에 보이는 파란 다리가 2012년에 만든 다리였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 규모가 꽤 컸다.

 



 



 



 

저 앞에 보이는 섬이 죽도이다. 울릉도에 속한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이다. 과거에는 몇 가정이 살았는데, 현재는 한 가정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한 가정이 섬 전체를 마당 삼아 사는 기분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관광객들이 찾아오기는 하지만, 외롭거나 사람이 그립지는 않을까? 어떤 분들이 살고 있는지 궁금했다. 기회가 된다면 죽도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관음도를 한 바퀴 도는 데는 30쯤 걸린다. 작은 섬인데, 곳곳에서 보는 풍경들이 아름답다. 일주일에 한 번 관음도에 가서 풍경을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함께 관음도를 돌고 난 후에, 홀로비추기를 했다. 내년 이맘 때, 스무 살 이맘 때, 스물 다섯 살 이맘 때 무얼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졸업생들과도 이 활동을 했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활동 때 이야기 했던 대로 19살을 보낸 기억이 있었다. 미래를 고민해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졸업여행을 온 중요한 목적이기도 했다.

 

관음도에서 활동을 마무리하고 점심을 먹으려고 했으나, 마땅히 먹을 곳이 없었다. 이곳은 취식이 금지된 곳인데, 몰래 숨어서 먹자고 하기에는 교육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안 될 일이었다. 아이들과 상의한 끝에 숙소로 돌아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가는 길에 통발도 올려보기로 했다. 우리는 사장님께 전화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저 앞에 다리가 보일 즈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속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다가 비를 만났으면 난감했을 것 같았다.

 

숙소 오는 길에 들러 통발을 들어 올려보았다. 통발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어제 담아놓았던 돼지비계와 소라 내장까지 모두. 파도가 높아서 모두 빠져나간 건지 물고기들이 밖에서 미끼만 빼먹은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우리는 통발을 걷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후 시간은 상대의 입장이 되어 서로를 비추는 글쓰기 활동을 했다. 이를 위해 인터뷰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서로를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아진이, 치원이와 시간을 가졌다. 두런두런 방바닥에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편안하고 서로를 깊이 공감하는 경험을 했다.

 

아이들이 활동을 기획했을 때, 이런 효과까지 예상하지는 못 했을 거였다. 그러나 이 시간의 밀도가 생각보다 단단했고, 그 울림 또한 깊었다. 귀한 시간이었다.

 
전체 2

  • 2021-10-29 21:49

    울릉도 꼭 한번 가보고싶네요
    그림이 예술입니다


  • 2021-11-25 14:28

    여행중에 나누는 이야기 시간!!! 참 좋은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