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졸업여행(울릉도 여행) - 4

작성자
최껄껄
작성일
2021-10-28 15:17
조회
664
5. 둘째 날_ 내일은 배가 뜰까?

 

우리는 7시에 일어났다. 내가 여행 계획을 세웠더라면 매일 6시에 일어났겠지만, 이번 여행은 학생들이 주도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계획을 존중했다. 밥 먹고, 정리하고, 쉬다가 11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출발했다. 오늘의 길잡이는 연수인데, 경포해변이나 강문해변에서 점심을 먹고, 이후에 강릉한 근처에 있는 숙소까지 가는 일정이었다. 숙소 앞을 나서자 경포호가 보였다. 맑은 호수에 비친 구름이 아름다웠다. 아이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연수의 뒤를 따랐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으며 가니 금세 시간이 흘렀다. 경포해변의 하늘과 바다의 색이 비슷했고,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비슷했다. 왼쪽에는 바다를, 오른쪽에는 소나무숲을 두고 걸으면 되었다. 탁 트인 수평선을 보니 나도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의 수다 소리도 커졌다.

 



 

우리는 경포해변에서 약 한 시간 정도 놀았다. 조개도 줍고, 바다에도 들어갔다. 모래 사장에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그림도 그렸다. 그리고 한 시간 쯤 더 걸어 강문해변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같은 해안선이지만 경포해변과 강문해변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강문해변에 사람도 더 적었고, 왠지 조금 더 외로운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여기서 도시락을 먹었다. 연수는 저 안에 있었던 예술혼이 폭발을 하는지, 온몸으로 그것을 표현했다. 달리기도 하고, 신발을 벗기도 하고, 눈을 감고 자리에 눕기도 했다. 우리의 남학생들은 그 옆에서 밥을 먹거나, 간식을 먹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어도 연수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자신의 할 일을 했다.

 



 

청산도 여행에서도 그랬듯이, 태경이와 병희는 게를 잡아왔다. 저녁 먹을 때, 국물을 내자고 했다. 좋은 생각같았다. 함부로 게를 죽이지는 않아도, 국물을 내어 우리 몸으로 흡수하자는 생명의 순환이라는 철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학생들이다. 세 아이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소나무 숲에 난 오솔길을 따라 숙소로 향했다. 태경이의 왼 손에는 게들이 소중하게 들려있다. 연수가 앞장을 서고, 남학생들이 뒤따른다. 점심을 먹어서인지 생기가 돈다.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강릉항 팀과 저녁팀으로 나누었다. 강릉한 팀은 내일 아침에 예약된 배를 타기 위해 장소를 확인하러 가는 역할을, 저녁팀을 장을 본 후 저녁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근처에 장을 볼 만한 곳이 없었다. 태경이에게 전화가 왔다. 일단 편의점에 가서 어떤 재료들이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태경이와 저녁팀이 선택한 메뉴는 카레였다. 내일 아침에 먹을 소세지도 구입을 했다. 최소한의 재료가 들어갔음에도 제법 맛있었다.

 



 

저녁을 먹은 후, 역시나 문집팀이 준비한 활동을 했다. 각자 편한 장소를 선택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둘째 날 밤도 저물어갔다.

우리는 내일은 과연 배가 뜰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하늘을 확인하며, 아마도 갈 수 있을 거라고 서로 확신을 심어주며 잠자리에 들었다.

울릉도 여행의 이브 같은 이틀이 지나갔다.

 

내일은 배를 탈 수 있겠지?

 
전체 1

  • 2021-11-25 12:00

    연수의 눈감고 누운 사진은 나중에 연수가 시집갈때 팔아도 되겠는데요?ㅋㅋ
    저는 바닷가에 게를 보면 너무 신비롭고 귀여워서 잡을 엄두가 안나던데 생명순환의 철학을 습득하면 우려내어 흡수하려고 하게 되는 건가요? ㅠ.ㅠ 그래서 게육수 카레가 맛있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