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통일여행~

작성자
이 소영
작성일
2023-05-26 09:08
조회
367
여행 첫날(5월 15일 월)

 

첫 여행, 편안하고 쾌적한 버스로 이동하였다. 이북식 만두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민통선을 넘어 철원 전망대로. . .철원은 처음이었다. 혈전이 벌어지고 우리 땅이 되었으나 가 볼 수는 없는 백마 고지, 또 궁예의 나라 태봉 도읍터는 멀리 서 나마 볼 수 있었다. 역사 연구도 답사도 쉽게 할 수 없는 북한 땅의 여러 역사 유적지 중 태봉에 관련된 곳은 통일이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 이다.

 

녹이 녹슬어 버린 기차는 전쟁 후의 시간이 너무나 많이 흘렀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달의 우물이라는 마을의 전설이 새겨진 비석, 한 실향민의 시가 적힌 비석, 참전 용사들의 동상이 왠지 쓸쓸하게 느껴진 곳이었다. 가장 기대했던 노동 당사가 보수공사로 가까이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둘째날 (5월 16일 화)

 

임진각 평화 누리 공원에 있는 납북자 기념관, 우연히 관람하게 되었는데 알찬 내용들이 많았다. 계획된 납북이란 증거들과 전쟁초기 3개월정도기간에 가장 많은 납북자가 생겼다는 것이 북한(김일성)이 얼마나 이 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했는지 알수있었다.

 

북한 이탈 주민과의 만남은 너무 좋았다. 북한 음식도 만들어 먹었는데 생소하지만 입맛에 맞는 것을 보며 식 문화도 같은 한 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질의 응답 중 실제로 뇌물의 생활화(?), 이웃끼리 서로 감시 및 신고하는 것, 남한문화를 차단하는(처형)방식의 잔인함 등이 실제 현실 속에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놀라웠다. 브로커에게 전달하는 탈북 수수료가 50%이라는 것이, 그럼에도 남은 가족을 데려오기 위한 그 노력들이 마음 아프면서 공감되었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더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셋째날 (5월 17일 수)

학년별 활동 차원에서 우리 반(2학년)은 임진강생태탐방과 지혜의 숲 중 지혜의 숲을 택했다. 버스 및 지하철을 2번 환승 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늘 글쓰기 시간이 부족했던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곳은 충분히 생각하고 글쓰기에 좋은 장소였다. 우연히 '집'을 주제로 한 갤러리 전시가 있었는데 여행 중인 아이들에게(집을 떠나온) 짧지만 좋은 전시라 생각되었다. 책도 실컷 보고 글쓰기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잠시 여행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넷째날 (5월 18일 목)

땅굴, 도라산 전망대 등 안보 관광 일정이었다. 처음 땅굴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 것은 99년도 내가 중학생 때였다. 학생들에게 안보 교육 차원에서 개체된 한 프로그램에 학교 대표고 참가하게 되었다(학교 대표지만 특별 기준 없이 자원자^^; 당시 경기도 내 중학생들로 구성) 그때가 처음 민통선을 넘은 경험 이었을 것 같다. 그 후 이번이 두 번째 땅굴, 같은 땅굴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의미가 같은 곳이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단순히 오르고 내리기 어려운 동굴의 개념이 아니라 남측을 위한 북한의 도발이었음을, 그리고 이 땅굴을 알아채고 확인 및 발견하기까지 희생된 우리 군이 있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도라산 전망대는 날씨가 좋아 멀리 북한 쪽 땅(선전 마을, 인공기, 태극기 등등) 잘 볼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을 앞두고 저녁에 삼겹살 파티를 가졌는데 우리 아이들의 먹성에... 놀랐다.

마지막 날 (5월 19일 금)

여행 마지막 날, 경교장 까지 시간 맞춰 가야 했기에 서둘러 출발했다. 다행이 늦지 않고 도착, 지금은 병원 바로 옆, 색다른 장소에 있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복원이 잘 된 모습이었다. 김구 선생의 유품 중 돌아가셨을 당시 입고 있던 옷에 총탄이나 핏자국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있었는데 보는 마음이 무거웠다. 경교장 곳곳 어떤 용도로 사용된 공간이었는지 간단한 설명과 임시정부 위원들의 활동 내용 등 설명이 잘 되어 있었다.

효창 공원을 지나 김구 박물관으로 옮겼다. 중앙에 있는 김구 선생의 동상이 분위기를 압도하는 듯 했다. 전시관은 생애부터 각 활동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영상으로 준비된 것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시청각 자료로 잘 준비된 듯 했다. 여행 마지막 코스라 많이 지칠 법도 한데 우리 학생들 모두 전시 및 설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여행 마지막 날이다 보니 5일치의 짐이 가득한 배낭을 메고도 불평 없이 마지막까지 참여하는 모습이 기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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