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을여행 3(2014.10.28-최껄껄)

작성자
깔깔마녀
작성일
2017-02-14 20:22
조회
953
지수는 코믹마술입니다. 보이세요? 지금 지수 손 사이에 있는 것이 휴지를 뭉친 것인데 공중에 떠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서서히 다가오기도 합니다. 지수의 입에서는 환상적인 소리가 나오고 있고요.

옆에 있는 규빈이가 가장 좋아하네요.
 



오늘의 하이라이트 학유입니다. "오빠생각"을 굉장히 창의적으로 재해석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금은 노래에 앞서 휘파람을 불고 있는 중이에요.

새부리처럼 매끄럽게 구부러진 학유의 입모양과 반은 휘파람, 반은 바람소리인 그 오묘한 전주가 끝나자

박자와 음정이 파괴된 전혀 새로운 장르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번 장기자랑의 1등은 단연 학유입니다.



놀라운 학유의 공연에 모둔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준서는 학유의 공연을 들으며 그 철학적 의미가 무엇일지 고심하고 있어요. 각자의 개성이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다시 셋째날입니다.

세쨋날이 되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서영이가 배가 많이 아파서 허리를 펴지 못 할 지경입니다.

상황을 잠시 지켜보다가 담임선생님과 함께 남기로 했습니다.

이후에 서영이 상태를 봐서 연락을 다시하기로 하고 저희는 먼저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가장 긴 거리를 걸어야 합니다. 소돌해변까지 약 16Km입니다.

 



다행이 비가 오지 않습니다. 흐린 하늘이 풍경을 더 아름답게 만드네요. 아이들이 뛰어다닙니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도 가득하네요. 강릉의 바다는 정말 예술입니다.



긴 거리를 걷지만 풍경이 아름답고 해변을 따라 걷는 길이 많아서인지 아이들이 덜 힘들어합니다. 다행이에요.

이날 서영이가 함께 오지 못해 채빈이와 경빈이 둘이 짝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한 걸음 한 걸음 가다보면 언젠가는 도착하겠지요. 다행이에요. 갈 곳이 있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거기에 우리의 갈 곳이 있기에 불안하지 않습니다.



보세요. 이렇게 가다보면 멋진 풍경도 만나잖아요.

파도에 발이 젖은 것, 바람은 맞은 것, 숙소에 가면 모두 기억이 되겠지요.

현실만이 기억이 될 수 있으니 우리는 더 많은 현실을 만나야겠어요. 혼자하면 외로우니 친구들과 함께 만나면 좋겠어요.



채빈이와 경빈이는 아직도 이야기합니다. 재잘재잘. 이따가 숙소에 가서도 이야기를 해요. 재잘재잘.

서영이를 만나고도 이야기하지요. 재잘재잘.



준서.


힘들었을텐데 잘 해냈어요. 준서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이런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준서의 속이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준서는 햄버거가 먹고싶데요. 강릉의 바닷가에 준서의 내면에는 햄버거로 가득차있었어요.




여지없지 우리는 소나무숲을 다시 만나요. 솔향 강릉~ 이름 참 잘지었어요.




지금도 강릉하면 '솔향'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그리고 연곡해변에서 아침에 싸온 도시락을 먹습니다. 차가운 바닷바람 맞으며 먹는 맛이 기가막혀요.

김과 고추장과 찬밥이 어우러졌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요?



밥을 다 먹은 아이들은 언제나 놀아요. 바다를 보면서도 놀고, 긴 막대기를 주워서도 놀고, 모래를 차기도하며 놀지요.

우리는 죽을 때까지 놀아야하는 존재인가봐요. 이 시대가 우리들의 놀이를 방해하니, 우리 안에 불만이 가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만 가득한 도시인. 우리 아이들은 자유로운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네요.



캬~


경빈이와 채빈이에요. 예쁜 소녀들. 여기에 녹음기가 있다면 이 소리가 녹음 되었을 거예요.


재잘재잘.




쉬지않고 말해요~



밥도 먹고 쉬었으니 다시 걸어야죠!



저 멀리 고요하게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던 갈매기 떼를 향해 지수가 돌진합니다. 놀란 사춘기소년의 냄새 때문인가요?

갈매기 떼가 하늘을 향해 날아가요. 무슨 심리일까요? 달려가는 뒷모습이 멋있긴 하네요. 흠흠.






이제 조금씩 지쳐갑니다. 근처에서 쉬고 있어요.




남자아이들은 힘들어도 저렇게 놀면서 쉬네요. 저도 저 시기를 지나왔을 텐데, 그 심리를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신비로운 존재예요. 소년소녀들.



거의 숙소에 가까이 왔어요. 서영이와 은나무 선생님은 택시를 타고 이미 숙소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빨리가서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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