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학년 2학기 돌아보기여행 11일차

작성자
김 학민
작성일
2023-10-15 22:20
조회
228
2023년 10월 14일 토요일



이동 구간: 불정산 자연휴양림 - 문경 불정역 인증센터 - 이화령 휴게소 인증센터 - 수안보 인증센터 - 숙소(팝콘 캠핑장)

거리: 약 56km

선두: 박은강

특이사항:

1) 인증센터 두 곳 통과

2) 이화령을 넘어야 함(오르막 구간 약 7km)



아침 8시.

불정산 자연휴양림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이화령을 넘어가는 날입니다. 그 전에 불정역 인증센터를 지납니다.

오후에 비 소식이 있어서 걱정은 됐는데, 날씨가 맑은 편이라서 그래도 안심을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3박 동안 머물렀던 불정자연휴양림을 나서는 아이들. 글쓰기도 만만하지 않았을 겁니다.

 

불정역으로 가는 길에 멀리 보니, 산 허리에 짙은 안개가 들어차 있습니다.

그 안개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멀리 산허리에 들어차 있는 안개. 이런 풍경들은 다리가 아픈 것도 잊게 해줍니다.

 

불정역 인증센터에 들러서 인증 도장을 찍습니다.

설명을 읽어 보니 예전에 탄광에서 캐낸 석탄 그리고 사람들을 실어 나르던 열차가 오갔던 것 같습니다.

폐역이지만 그 자리를 그대로 지켜 주고 있는 것이 고맙습니다.

 



불정역의 모습

 

인증센터를 나서서 조금 가고 있는데, 맨 뒤에서 달리던 민이의 자전거가 이상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뒷바퀴에서 바람이 빠졌습니다. 어디 구멍이 난 모양입니다.

달팽이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앞서 가시다가 다시 돌아와서 달팽이 선생님 자전거의 바퀴를 통째로 갈아주셨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달팽이 선생님께서 이런 상황이 생기면 먼저 바퀴를 통째로 가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확실하다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타이어 교체 중

 

사실 구멍을 때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해봤지만 가다가 금방 바람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분명 같은 방식으로 한 것 같은데 자전거 수리점에서 전문가가 손을 대면 다릅니다. 역시 경험이 쌓여야 연륜이 되는 것 같습니다.

 

민이 자전거 바퀴를 통째로 바꾼 후 이화령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중에 마침 자전거 수리점을 만나게 됐고, 준비물 중 하나였던 튜브를 가져다가 갈아 끼웠습니다.

그 곳에서 수리를 하면서 왜 바람이 빠졌는지 알게 됐는데, 바퀴에 녹슨 못이 꽂혀 있었습니다.

평지에서 구멍이 나서 그리고 마침 (이화령을 넘어가기 전에) 자전거 수리점을 만나게 돼서 정말 다행입니다.

 



자전거 뒷바퀴에 박혀 있던 녹슨 못

 

문경새재 현판이 붙은 큰 문을 지났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이화령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문경새재로 들어가는 길을 알리는 문

 

아이들은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쭉쭉 올라갔습니다.

저는 적당히 가다가 내려서 자전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12시 전에 이화령 휴게소에 도착하는 게 목표였는데, 그 시간에 맞추자면 걸음을 빨리 해야 했습니다.

가다 보니, 오르막길이 내리막길처럼 보이는 착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간혹 반대편에서 아주 신나게, 시원하게 내려오는 자전거 여행자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면서 한 발씩 올라갔습니다.

 



급한 경사는 아니지만 길게 이어지는 이화령 길

 

중간 중간 쉬는 곳이 설치되어 있는데, 달팽이 선생님께서 간식을 들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도 중간에 간식을 먹고 좀 쉬다가 다시 위로 또 위로 올라갔습니다.

 



중간 휴식 장소에서 간식을 나눠 주고 계시는 달팽이 선생님

 

3km, 2km, 1km... 이화령 휴게소까지 점점 가까워집니다.

드디어 도착.

어쩌면 가장 큰 관문 중 하나인 이화령 끝에 올라섰습니다.

제 걸음 속도로 아이들과 1시간 정도 차이가 나지 않을까 했는데, 20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 1km!

 

점심을 먹고, 기념 사진도 찍습니다.

쉬다가 수안보로 내려가는 길로 시원하게 질주를 합니다.

 



이화령 휴게소에서 쉬고 있는 아이들

 



이화령 휴게소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전경

 



기념 사진!

 



이제 시원한 내리막 길

 

수안보 인증센터에 도착해서 도장을 찍고, 근처 마트에서 앞으로 남은 날짜 동안 먹을 식자재를 구입했습니다.

그 후에 숙소인 팝콘 캠핑장으로 향합니다. 거리는 약 10km 정도.

40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입니다.

 



수안보 인증센터에서

 

가는 길에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 있어서 자전거를 잠시 세웠습니다.

아이들에게 풍경 속으로 들어가라고 하고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풍경 속에서

 

그렇게 달리고 또 달려서 숙소에 도착한 것이 약 3시 10분.

숙소는 과거 초등학교로 쓰던 건물을 캠핑장으로 쓰고 있었는데, 마침 우리가 도착한 날은 그 학교를 졸업한 동문 분들이 모여 동문회를 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학교는 폐교했지만, 동문들은 그 곳을 잊지 않고 매 해 찾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학교를 학교로 만드는 것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도착한 지 30분 정도가 지났을까요.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 차례 세차게 내리더니, 약해지기는 했지만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비에 쫄딱 젖을 뻔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저녁으로는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캠핑장에서 냄비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칼, 도마 등을 빌려주신 덕에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스팸, 두부, 참치를 아주 듬뿍듬뿍 넣어서 거의 전골 수준이었습니다.

모두들 국물 한 방울 거의 안 남기고, 밥도 마찬가지로, 다 비웠습니다.

 

저녁 7시 30분에 하루닫기를 하면서 15일(일) 경로, 선두, 식단 등을 점검했습니다.

후반 일정을 어느 정도는 확정을 지어 놓았기에 논의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15일은 비내섬까지 이동할 예정입니다.

 

여행이 마무리 되어 가는 시점에서, 글쓰기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 이 기간에만 할 수 있는 생각들. 그 생각들을 피곤하고 힘들어도 글로 남길 수 있게끔.

여행 막바지로 다가갈수록 정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행 안내문에 써드렸던 대로, 여행 후 돌아오는 아이들은 출발할 때 아이들이 아닐 겁니다.

각자들 어떤 생각과 어떤 마음으로 이번 여행을 몸에 새기고 있을까요.

저도 많이 궁금합니다.
전체 2

  • 2023-10-17 10:11

    황금들녁 사진이 너무 좋네요.
    뉴스에 비예보 있을때마다 마음 졸였는데 비를 잘 피했다니 너무 다행이네요.
    여행의 마무리가 다가오네요. 아이들이 많은걸 생각하고 느끼고 오기를 바랍니다.^^


  • 2023-10-18 16:27

    어느덧 시간이 !!!
    대견하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