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8 빛고을 광주 역사여행 셋째 날

작성자
kurory
작성일
2018-05-16 22:07
조회
30
최후 항전지, 구 전남도청을 향하는 날

5월 16일 오전, 저희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전지 - 구 전남도청을 향했습니다.



송정공원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학생들. 가는 곳 모두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구 전남도청은 어제 앞 광장까지 왔다가 바깥 모습만 보고는 돌아갔었습니다.

워낙 오늘 오전에는 5.18기념공원 일정을 잡았다가 광주민주화운동을 배우면서 도청을 빼놓고 갈 수는 없었기에 일정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 모습을 모두 있던 그대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관, 시민, 유족들로 가득 찼던 상무관 내부의 모습.



점심식사를 마치고 쉬는 중입니다.

 

자유공원 일정



상무대 영창 입구



부당한 군사재판이 이루어졌던 법정.



영창 내부. 실제로 사람들이 갇혀있던 곳에 직접 앉아봤습니다.



들불열사 기념비 앞에서 기념 촬영.

다시 숙소로



숙소로 오는 길에 빗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수원에는 비가 떠내려갈 듯이 온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여기는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오늘 저녁은 라면입니다. 비오는 날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다는 평들입니다.

나눔의 시간

답사를 다녀왔으니 이야기를 나눠야죠.

보기만 하고 스스로 말로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아래부터는 오늘 답사를 다녀온 것에 대해 학생들과 나눈 내용입니다.

물음: 오전 일정(구 전남도청)을 보내고 어떤 느낌이나 생각이 들었나요?

원지 – 알았던 내용이 많기는 했는데 다양한 전시를 봐서 좋았어요. 영상 있는 거 있잖아요. 날짜별로 주요 사건들 보는 거, 마지막 날 거(영상)를 보고 싶었는데 못 봐서 아쉬웠어요.

재민 – 1관에서 영상 클릭해서 보는 게 기억에 남았어요.

현수 – 새롭게 알게 된 건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알고 있었던 사실을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된 것 같아요. 영상을 통해서 좀 더 자세히 알게 돼서 좋았어요.

재혁 – 현수가 얘기했던 것처럼 알고 있던 걸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중에서 특히 재민이가 말한 것처럼 그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요. 재미있었던 곳은 재민이와 함께 뱅뱅 돌았던 곳. 영상에서 시위하는 군중을 따라서 돌았어요.

대선 – 저는 화려한 휴가 영화에 나왔던 장면을 생각하면서 보니까 (그 장소가) 새롭게 다가왔어요.

유진 – 전남도청에서 영상을 본 게 생각이 많이 나요. 끔찍한 사건이었어요.

추장 선생님 – M1~4관 모두 인상적으로 봤어요. 광주 사람들이 그걸 기록하려는 노력이 있잖아요. 실패한 게 아니라 한국사나 아시아 역사에서 큰 물줄기를 바꾼 것인데 그 모습을 지켜내려고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차량 시위, 발포 등 현대사로 이어지는 일들을 보존하려는 노력들. 그 중에서 3관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관계자 분한테 물었는데 1, 2, 4관은 접근성을 위해서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했지만 3관은 보존을 위해서 그대로 손대지 않고 지켰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록하려는 그런 마음들이 좋았습니다.

학민 선생님 – 저는 상무관이 인상에 남았어요. 그 수많은 관들이 놓여있고, 1층과 2층에서 시민들과 유족들이 서 있던 그 사진이 겹쳐서 떠올랐는데 그때의 분위기나 기분이 약간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원지 – 살아남은 분들이 증언을 할 때 그림이나 말을 통해서 그때 상황과 분위기를 알 수 있었던 거. 사진이 없었는데도 좀 더 실감이 났던 것이 기억에 남았어요.

물음: 좀 더 구체적으로 물을게요. 구 전남도청 일정에서 인상이 깊었던 것과 왜 그렇게 인상이 깊었는지 이유를 얘기해 주세요.

원지 – 전남여고 앞에서 처음으로 공수부대를 마주쳤을 때 증언이 있었는데 공수부대인지도 몰랐고, 갑자기 와서 구타를 했다는 이야기를 보고 어이도 없고 화도 나는 거예요. 그게 인상에 많이 남았어요. 전남여고 학생들은 시위도 하고 있지 않았는데. 그런데 갑자기 와서...

대선 – 상무관이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아무 것도 없었는데 예전에 관을 늘어놓았던 곳이잖아요. 아무 것도 없었기에 그 공허함이 느껴진 것. 그것이 인상이 깊었어요.

재혁 – 저는 첫 번째 전시장에서 마지막 27일 영상을 봤었는데 거기서 전남도청에 새벽에 계엄군이 다 들어왔잖아요. 그때 인터뷰를 봤는데 한 명이 “계엄군이다!” 외치고 얼마 있다가 허벅지에 총을 맞았는데 항복하면 살려주겠다고 했다는 거예요. 그게 정말일까 하는 증언이 인상 깊었고요. 인터뷰에서 나왔던 글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 느껴지니까 그게 인상 깊었어요.

현수 – 저는 아까 말한 영상은 아닌데 플라스틱 같은 걸로 만든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는 조형물이 있던 전시관, 총 쏘는 것처럼 표현한 조형물이 있었거든요. 그때 거기 갔는데 그때 있었던 그 상황이 상상이 돼서 그래서 조금.. 인상 깊었는데 너무 그 사람들 용기도 있었던 것 같고 대단했어요.

재민 – 아까 그 영상이 기억에 남아있는데 아까 재혁이 이야기한 것처럼 허벅지에 총을 맞아서 관통상을 당한 증언이 인상에 남아있어요.

유진 – 5.18민주화운동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잖아요. 그 당시 (그로 인해) 피가 부족하다는 소식이 있었다는 것도 안타까웠어요. 신발이 매달려있던 곳도 생각이 나요.

추장 선생님 – 저는 힌츠페터 기자의 사진이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기록하는 것의 중요함. 그 분이 기록을 했기 때문에 그 모습이 알려지고 그 모습을 우리가 알 수 있고.. 쿠키통에 필름을 넣어서 반출했다고 했는데. 기록하는 것에 대한 중요함.

물음: 오후 자유공원 일정에서 인상이 깊었던 것과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원지 – 전체적으로 고문하는 장면이 많았잖아요. 그 장면을 보면서 일제강점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한국인이고.. 비슷한 것 같은 거예요. 죄가 없잖아요. 그걸 보고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대선 – 공원 자체가 인상 깊었어요. 이전에 사람들 끌고 갔던 곳이잖아요. 거기가... 뭐랄까... 고문하거나 구타하는 게 많았잖아요. 사람이 사람에게 그렇게.. 일제강점기 때도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 정도인지는 몰랐는데..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재혁 – 저는 감옥 같은 곳이 있잖아요. 사람들은 오줌은 2초, 똥은 20초.. 그런 게 있었잖아요. 움직이면 구타하는 거.. 그게 되게 인간 사육같았거든요. 영창에서 했던 일이 잔인했고. 빨갱이가 아닌데 빨갱이라고 계속 맞는 것도 억울했을 것 같아요. 영창에서 있었던 일은 또 일어나면 안 될 것 같아요. 잔인하고 끔직했어요.

현수 – 들어가자마자 잔디밭이 있었잖아요. 원래는 자갈과 돌이 있다고 했는데 거기서 머리를 박고 손을 뒤로 해서 걸어갔다는 게 너무 힘들었을 것 같고 마음이 아팠어요.

재민 – 헌병대 식당에서 식기 세척하는 데에 물고문하는 게 너무 잔인했어요.

유진 – 아까 원지가 말했듯이 고문당하는 게 많았잖아요. 차례로 가서 나중에 법원에 가서 재판을 받는 것도 억울한 것 같아요. 군인도 아닌데 군사재판 받고. 감옥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도 고문을 많이 받았다면 힘들잖아요. 입장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니 정말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장 선생님 – 워낙 충격적이어서 체험을 안 시켜준 게 고마울 정도로.. 이미 죽으려고 들어가는 거잖아요. 엄청나게 구타를 당하고.. 영창에 들어가서도 사람답게 못 살고.. 그런 과정들이.. 영창은 지옥, 병원은 호텔, 교도소는 천국이라는 이야기.. 군인들이 무지막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군인에 의해 통치 받는 사회는 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상황들을 떠올리고 사적지를 보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보고 잊지 않고 기억을 해야 한다는 고명숙 선생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어요.

학민 선생님 – 저는 영창이 기억에 남았는데 수많은 구타와 고문 때문이 아니라 옆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상황들 때문에 그렇습니다. 옆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게 지옥이거든요. 밥 다섯 숟가락을 서로 먹겠다고 싸우고 화장실을 쓰면서도 기다리다가 앞 사람에게 불만이 생기고...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것. 군인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옆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것 때문에 그 장소가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부모님 편지 나눔

부모님들께서 정성스럽게 써주신 편지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워낙 마지막 날 저녁에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지만

내일 저녁에는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여할 예정이라 많이 늦을 것 같아서 오늘 함께 나누기로 했습니다.

한 명, 한 명 편지를 읽는 동안 각 부모님들께서 편지에 담아주신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편지를 써주신 부모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어느새 3일째 일정이 끝났습니다.

일정을 보낼수록 좀 더 진지해지고 숙연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제 개인적으로도 수박 겉핥기로만 알고 있던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좀 더 깊게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학생들도 같은 마음인 것 같습니다.

내일 전야제와 5.18기념식이 기대가 됩니다.

 
전체 2

  • 2018-05-18 07:27
    아이들의 대화가 성숙해져가네요.

    • 2018-05-18 19:31
      가끔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ㅎㅎ 이제 돌아가서 학생들 생각들을 정리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