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지 (8월 29~31일)

작성자
김 학민
작성일
2018-09-03 10:29
조회
1249
8/29 (수요일)
  • 배추밭 외 텃밭 잡초 정리하기
  • 설명회 선물용 아로니아 수확 (은기, 산하, 유성미 선생님)
  • 구경로당 에어컨 실외기 주변 잡초 정리 (민수, 병찬, 치원, 아진, 최원배 선생님)

텃밭 정리 중



열심히 잡초 정리하는 중



말끔하게 정리된 실외기 주변 - 이제 생명교실로 에어컨 이전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잠시 쉬는 중



아로니아 수확 중인 은기

8/30 (목요일)
  • 8월 30일 목요일은 비 소식으로 인해 예술과목 방학과제 확인 시간으로 대체하여 진행
8/31 (금요일)
  • 작물 돌아보기 시간
올해 농사에서는 다양한 농작물들이 나왔습니다. 방울 토마토, 오이, 가지, 수박, 사과참외, 옥수수, 감자, 고추, 파프리카, 당근, 완두콩, 열무, 늙은 호박... 아직 텃밭에서는 땅콩과 대파가 자라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여름방학이 지나면서 관리가 제대로 안 되어 버려지는 수확물들이 생겼습니다. 시기보다 일찍 뽑아버린 당근, 수확하고 먹지 못한 사과참외, 오이 몇 개, 가지 몇 개. 아주 많은 양은 아니지만 직접 키워낸 작물들이니 아깝습니다. 이 작물들을 바로 밭 옆에 자리한 작은 퇴비간으로 보낼 수 있지만 작물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작별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2015년 겨울에 있었던 '김치장례식' 영상도 보고, 각자가 작물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버리기에 앞서 작물들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작물과의 작별 시간



작물과 이별한다는 슬픔에 코를 틀어막은 현수

옆에서 눈물을 주체 못하고 함께 코를 틀어막은 아진

한 손으로 코를 막고 한 손으로는 눈물을 닦으려는 치원 (냄새가 난다고 손을 휘젓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아침농사 담당교사로서 버려지는 작물들이 생긴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나오는대로 모두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물 돌아보기에서 마지막에 함께 나눈 글

흙은 모든 생명체들의 연결자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이면서 목적지다.

흙은 치유자이며 복원자이고 부활의 매개자로,

흙을 통해 질병은 건강이 되고 늙음은 젊음으로 변하며 죽음은 생명이 된다.

흙은 그 자체로 살아 있다.

흙을 가득 채우고 있는 죽은 동물과 식물들은 다른 생명체를 매개로 생성된 신체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밀폐된 관이나 지하 납골소를 떠올리며 땅을 병적으로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들은 인정할 수 없겠지만,

흙으로 돌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생명체를 통하는 수밖에 없다.

이리하여 새로운 생명이 다시 흙으로부터 일어나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흙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는 공동체를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흙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는 생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토양이 건강하기만 하면,

생명을 잃은 어떤 생명체도 아주 오랫동안 죽은 상태로 있지 않는다.

이렇게 강력한 경제체제의 울타리 안에서 죽음은 단지 생명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일어날 뿐이다.

이러한 순환 주기 속에서 우리는 기본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목격할 뿐 아니라,

위대한 아름다움과 권능의 은유를 느끼게 된다.

토양의 생명성을 음미하다 보면,

곧바로 그것이 영혼의 생명성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음을 통해 생명이 지속된다는 점,

다시 말해 형태를 바꿔 가며 에너지의 흐름이 계속된다는 점을 의식하는 농부는

바로 신심(信心) 깊은 종교인이다.

<소작, 문명의 뿌리> (웬델베리 저) 중에서 발췌
전체 2

  • 2018-09-07 10:42

    반살림도 좋지만 수확하는 작물 모둠을 신청할수 있어도 좋겠어요. 양이 그만큼 된다면. 농사지은걸 받으면 지금 어느 작물이 나오는때인지 잘 알것같아요. 마트에는 하우스 작물도 나오니 일년내내 다 구할수 있는것처렁 느껴지거든요.


    • 2018-09-07 19:46

      내년 아침농사에 수확물을 담당하는 모둠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올해 처음 크게 하면서 내년을 위한 많은 구상들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농작물에 관심을 갖고 그 작물에 따라 계절의 흐름을 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