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진로 수업 다일 공동체 봉사 후기

작성자
kurory
작성일
2017-06-24 23:39
조회
317
23일 금요일, 규빈, 은기, 지수와 함께 서울 다일 공동체 밥퍼 나눔 운동 본부에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준서, 경빈도 같이 갔으면 참 좋았을 걸' 싶었습니다.

그만큼 좋았습니다.

워낙 9시쯤은 도착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두 가지를 간과했습니다.

서울 시내를 뚫고 가야 한다는 것과 출근 시간대에 걸렸다는 것.

아직은 초보라 빠져야 하는 타이밍을 못 맞춰 한강변도 시원하게 달리고 왔습니다.

여차저차해서 도착한 시간이 9시 50분쯤.

저희 4명은 앞치마, 머릿수건, 장화를 착용하고 바로 주방으로 투입됐습니다.

먼저 도착한 자원봉사자 분들과 관계자 분들은 당근, 양배추 채를 썰고 있었습니다.

저희도 바로 칼을 들고, 혹은 고무장갑을 끼고 야채를 씻고, 채를 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끝내기가 무섭게 바로 이어지는 다음 임무.

점심 식사를 하려는 어르신들은 벌써부터 자리를 채우고 계셨고

밥솥을 나르고, 국을 퍼담을 그릇을 옮기느라 모두 정신이 없었습니다.

식사를 대접해 드릴 준비를 모두 마치니 10시 30분.

11시부터 시작되는 배식을 위해서 30분 정도 휴식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10시 57분.

은기, 규빈, 지수는 그릇 설거지에 배정이 됐습니다.

어르신들이 식사를 마치시는대로 수거되는 그릇을 깨끗하게 설거지해서 배식팀에게 바로 넘겨줘야 했습니다.

저는 대형 밥솥 설거지를 맡게 됐습니다. 배식이 끝난 밥솥이 싱크대로 들어오는대로 깨끗하게 닦아내야 했습니다.

 

11시.

 

은은한 종소리가 점심 식사가 시작됨을 알립니다.

종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구호, 그리고 기도.

시작되기 바쁘게 숟가락을 드는 것이 아니라 한 목소리로 구호와 기도를 하는 것.

한 끼 떼우는 식사가 아니라 생명줄을 이어주는 나눔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순간을 지수, 은기, 규빈도 함께 느꼈기를 바랍니다.

 

배식이 시작됐습니다.

어르신들이 앉아계시는 테이블 사이사이로 봉사자들이 자리를 잡고 국밥 그릇을 받아서 하나씩 넘깁니다.

어르신들이 입장하면서 배식을 받는 걸로만 생각했는데 봉사자들이 테이블 끝에서부터 끝까지 한 분씩 '대접'해 드립니다.

절반 이상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시작하시면서 저희는 모두 주방 안으로 이동해서 배정된 자리에 섭니다.

그리고 들어오기 시작하는 빈그릇들과 빈 밥솥들, 국을 끓이는 큰 들통들.

이때부터는 사실 정신이 없었습니다.

건물 밖으로는 식사를 기다리는 분들이 긴 줄을 서 계시고 그릇은 설거지를 마치기 무섭게 또 쌓입니다.

은기, 지수, 규빈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저는 저대로 밥솥에 늘러붙은 밥풀들을 긁어내고 철수세미로 박박 문댑니다.

허리 좀 펴고 있을라치면 밥솥이든, 국통이든 금방 들어옵니다.

 

꽉 찼던 자리들 사이로 하나, 둘 빈 자리가 생기기 시작하고 줄도 점점 줄어듭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하다가 고개를 드니 대략 1시.

2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했습니다.

주방도 거의 정리가 됐습니다.

그제서야 자원 봉사자들도 배식을 받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마무리까지 모두 하고 나니 1시 30분이 조금 넘어갑니다.

앞치마와 머릿수건, 장화를 다시 제자리에 놓고 나서 2층으로 올라가 소감문을 씁니다.

그리고 나서 봉사자들은 다 함께 다일 밥퍼 나눔 운동에 대한 영상을 봤습니다.

라면 한 그릇부터 시작한 밥퍼 나눔 운동과 취약 계층을 위해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천사 병원에 대한 이야기까지.

짧은 영상이지만 저희가 짧게나마 함께 한 시간을 더욱 뜻깊게 만들어 줍니다.

비록 진로 수업의 일환으로 오게 됐지만 한 번 더 와도 참 좋겠다 싶었습니다.

가진 것이 얼마든지 간에 나눈 다음에는 더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어쩌면 저희가 한 채썰기, 설거지 등은 참 작은 손놀림일 뿐이지만 그런 작은 손놀림들이 모여서

어떤 분들에게는 한 끼 밥이 되고, 하루를 버틸 힘이 되고, 세월을 살아갈 생명줄이 됩니다.

다일 공동체의 정신과 저희 한 명, 한 명이 느낀 것들을 앞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면서 함께 풀어내기를 소망합니다.

 

밥솥에 붙은 밥풀을 밀어대느라 사진을 몇 장 못 찍었습니다.

거기에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계시는데 그 틈에서 폰을 들이밀고 찍기도 참 힘들었습니다.

 



잠깐 빈 틈을 이용해 찍은 사진, 그릇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작 직전에 찍은 사진,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이 순간을 떠올리면 같은 미소가 지어지기를 바랍니다.
전체 1

  • 2017-07-01 13:37
    후기 잘 보았습니다. 다들 애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