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가 엄마가 됐어요. (2014.06.25- 최껄껄)

작성자
허선영 (규빈 4, 시현, 소현 엄마)
작성일
2017-02-19 16:01
조회
967
연지가 엄마가 됐어요. 새끼가 어떻게 생겼을까 굼금하기만 했는데, 오늘 새끼들에게 젖을 주는 모습을 보았어요.

연지가 옆으로 누우니 어디선가 새끼들이 꼬물꼬물 나타나서 품안으로 파고 드네요. 살겠다고 엄마 젖을 빱니다.

 

연지 때문에 나비가 도토리교실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걸 생각하면 나비가 안쓰러웠는데, 연지가 요 며칠 앙상하게 말라만갔던 이유가 새끼들 때문이구나..라는 생각에 연지 또한 안쓰럽습니다. 쭈구리고 앉으면 도토리교실에 왔을 때보다 더 작아보입니다.

 

저렇게 쪼물거리며 자기 젖을 빨린 새끼들도 곧 엄마 품을 떠나겠지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에서 자기 살 길을 찾아 살겠지요. 사람들 눈치도 살피고, 발자국 소리에 놀라기도 하면서 연지처럼 저 새끼들도 자라겠지요. 어쩌면 연지는 생각하고 있느지 모르겠어요. '얘네들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고 말이에요. 험한 세상에서 이렇게 저렇게 상처받는 새끼들 보면서 연지 가슴도 수없이 무너지겠네요. 울지 못하는 고양이라 커다란 눈만 껌뻑이고 있겠네요.

 

도토리교실에서는 더 이상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는데, 걱정이 됩니다.

 

어쩌면 기우일 수도 있겠네요. 누구보다 멋진 야생고양이로 자랄텐데, 우매한 인간의 눈으로 미리 재단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치유하며 그 안에 있는 색깔 그대로 잘 자라렴, 이름도 없는 아기 고양이들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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