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지기 캠프 3 (2015.02.03 - 은나무)

작성자
허선영 (규빈 4, 시현, 소현 엄마)
작성일
2017-02-21 23:24
조회
970
둘째 날입니다..

산을 둘러싼 안개가 가까이로 내려와 있습니다....

교실을 감싸려고 내려온 듯,

통유리 교실 안에 앉아있는 밖으로 뿌연 물안개가 공중을 채우고 있습니다.

어제보다 공기가 차갑습니다..

아침에 만나 반가운 인사 후,

모락모락 김이 나는 차를 나누며 담소를 나눕니다....

햇살이 없어서 어제보다 쌀쌀한데 우리는 오늘이 더 따뜻합니다...

마음이 몇 개 더 모여서 일까요...

이곳이, 이 마을이, 이 학교가 내 집이라고 생각하는 마음 말입니다....

첫 활동으로

나뭇잎 편지를 씁니다...

우리들의 나무는 한결 풍성해졌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학교 노래인 '평화의 숲'을 배웠습니다...

오늘도 장비를 가득 싣고 오신 노아 선생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유머넘치는 노아선생님의 살신개그에 모두들 허리를 꺽으며 웃으며 노래를 배웁니다..


노래 배우기가 끝나고

사진을 찍는 유성미 선생님에게 고개를 내밀어 애교어린 표정을 지어주는 성훈이....

매력이 자꾸 나오네....

캐도 캐도 계속......

어서 공개해다오~~

이어서 어머니손맛배 수원 중등칠보산자유학교 비빔밥 재료 쟁탈 단어 퀴즈놀이입니다..

이름이 참 길지요....

죄송합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더군요.....

가위바위보로 두 모둠으로 나눠집니다.

두둥!!!.

최원배, 홍성훈, 유성미    VS   노아선생님, 손진원, 문지영

2분 안에 더 많은 단어를 맞춘 모둠이 어머님들이 보내주신 맛있는 비빔밥 재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어머님들이 보내주신 맛있는 반찬들을 획득하는 피튀기는 경쟁~~~


한 모둠이 된 두 선생님이 벌써 승리를 예감하고 여유있는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밀봉된 봉투에 싸인 낱말종이를 신중하게 꺼냅니다.

두둥!!!



(말)이란 글자가 써진 단어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단어들은 몸짓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여러분이라면 '나뭇잎'이란 단어를 어떤 몸짓으로 표현하실 건가요??

말을 하면 실격!!!

☞ 우리 학교에는 학생, 학부모 구별 없이 모두 교양필수로 단어 스피드 게임을 익혀야 합니다.

2분에 순수 동작으로만 15단어 정답을 이끌낼 수 있는 표현력을 갖췄다면 당신은 이미 칠보인입니다.....

긴장감이 흐르고.....

게임이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멈칫거리면서 열심히 단어를 설명합니다....

샘들은 더 열을 올리며 열심히 단어를 설명합니다....

이럴 수가..... 애들이 아니라 선생님들이 미간에 핏대를 세웁니다...

노아샘이 자신도 모르게 몸짓으로 설명할 단어를 말로 해버리자... 원배샘께서 심판에게 이릅니다....

"말로 했어요!!!"

맛있는 반찬을 향한 핏ㄱㅣ 어린 눈빛....

그 모든 나오지 않는 말을 쥐어짜는 절실함과

무기력한 짧은 혀로 인한 눈물과 빈약한 표현력으로 인해 세상이 무너지는 좌절이 혼돈처럼 섞이는 다음 순간

땡!!!     스톱워치를 제던 상대모둠이 외칩니다.....

결과는  .......

결과는  .............

결과는  .................

오늘은 한솥밥먹기로 점심을 먹습니다.

식구...

식,,, 구.....    食 口

이 밥을 먹고 한 식구가 되어 보렵니다....

한솥밥먹기 메뉴는 비빔밥입니다..

각 모둠이 얻은 반찬들을 가지고 맛있게 비빔니다...

갖지은 김 모락모락 나는 밥에 고추장을 넣고 참기름을 치고, 어머님들의 손맛이 어우러진 반찬과 함께 비빔니다...

각자 집에서 냉장고에 든 재료들을 가져오기로 했는데, .......

있던 것 중에 비빔밥으로 비벼먹을 수 있는 것을 보내주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신경을 써서 새로 만들어 보내신 분도 계셨어요...

어우러진 반찬들 덕분에 비빔밥 정말 맛있었어요 ㅜㅜ...

(또 생각나네요. 먹고 싶다.......)

사실......

풍족한 요즘에는

우리가 먹고 쓰는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활용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지구의 한 쪽은 굶주리는데, 한 쪽은 음식을 일부러 많이 만들고서 버리는 현실.......

버려지는 음식을 보면 참 슬픕니다...

무엇이든 적당히 조금만 쓰고 가능하면 재활용하는 것 참 중요합니다....

풍족한 세상이기에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솥밥 만들어 먹기에서는

아이들에게 냉장고에 남겨진 반찬이라도

어머님들이 얼마나 신경써서 만들었는지,

또 이 재료들이 밥상에 올라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수고로이 일하는지 생각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를 위하여 노아선생님은 예술의 혼을 다하여 밥을 비비나~


답 : 진원이의 아가미소를 보기 위하여~~



 

노아샘 : 흐믓



진원아 저쪽 모둠 비빔밥에는 고기반찬이 들어있단다......

서로의 비빔밥을 맛보고 나눠주고 맛있게 먹는 사이...

밖에선 눈이 흩날리다 비가 내리다를 반복합니다....

아침부터 그러더니....

눈썰매를 타러 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얼마 간의 의논 끝에 눈밭이 질척해진 후일 것이라서

아쉽지만 ...... 눈썰매장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점심을 먹고 정리를 하고서 잠깐의 쉬는 시간을 가지고

자~ 친해지기 캠프의 마지막 순서를 시작할까요!!

그림으로 친해지기 캠프의 좋았던 순간, 기억나는 순간을 표현해보는 시간입니다...

그 사이 담임은 석영이 나무를 만듭니다...

아이들이 쓴 석영이에게 보내는 나뭇잎 편지를 붙일 거에요....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던 중에 눈을 그려서

재미난 표정을 연출하시는 노아선생님.....

좌중이 모두 허리를 펴지 못하고 웃고.......


어느 새 아이들이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은

한 사람의 희노애락을 가장 아름답게, 그 사람답게 펼쳐 보여줍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하게 될 많은 미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정화하고,

내면이 아름답게 형상화되고 물들어 가는 변화를

경험하기 바랍니다...

모두 둘러 앉아 자신이 그린 그림속에 담긴 경험과 느낌을 이야기합니다..

편지나무그림이 주욱 붙어있는 교실 벽 풍경을 멋지게 그려준 진원이....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의 뒷모습이 있습니다....

어떤 친구의 뒷모습일까요.

벽과 바닥을 구분하는 것을 선 하나로 간단하고도 멋지게 표현했어요

감각이 엿보여요....

좋아하는 동물들을 화면 가득 그린 지영이....

여우와 개와 새들의   꼬리와 깃엔    멋진 은색털이 빛나고 있습니다...

와 멋져요!!

동물을 너무 멋지게 그려서  담임선생님이 선물한 은펜을 가지고 더 환상적인 동물들의 크로키를 완성했어요....

앗! 담임선생님에게 선물한데요...

선생님은 뜻밖의 선물에 두근거립니다...

노아선생님은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그려주셨어요.

고깔모양의 집 꼭대기에서는 공중에 널판지를 내어걸고 걸터앉아서 하늘 낚시를 할 수 있어요...

꼭 실현 되기를 바랍니다...

노아선생님의 멋진 상상의 세계,,

교실의 풍경과 성훈이의 얼굴을 멋지게 그려주신 유성미 선생님.....

교실 속에는 모두가 있습니다...

자기 일을 분주히 하고 있는 모습까지 모두 표현된 사랑스런 교실 풍경입니다...

뒷면에는 성훈이의 얼굴이 있어요....

성훈이가 무척 맘에 들어하네요....

이 그림은 유성미선생님께서 성훈이에게 기쁜 만남을 축하하는 선물로 주셨습니다...

부러워요 ㅜㅜ

탐이 나는 그림입니다....



석영이 나무도 완성이 되었어요....

검은 도화지에 자작나무들이 하얗게 빛나며 서있습니다.....

친구들이 쓴 편지를 붙입니다...

지영이가 그려준 은빛털여우를 붙여 겨울자작나무숲을 거닐도록 했어요.....

친구가 그려준 이쁜 공주님도 붙였어요.

석영이의 숲에는 석영이의 짝이 있어야지요... 후후훗 ^^

친구들이 쓴 편지에는 석영이를 보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담임선생님도 석영이가 보고 싶어요...

친해지기 캠프하는 동안 석영이가 계속 생각났어요...

선생님에게 큰 소리로 인사하며 저어기서부터 뛰어오던 모습

3차 전형날 눈 앞에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던 모습 ...

우렁차고 시원시원한 목소리...

선생님의 대답에 아리송해하며 갸웃하던 얼굴

놀리듯 한 말에 멍해지던 표정....

셀쭉한 눈 속에서 빛나던 까만 눈.....

사소한 것에 신기해하며 크게 웃던 환한 미소....

보고 싶네요...

이어서.. 하루닫기로 오늘 좋았던 기억과 생각을 말하며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2015년 신입생 친구들과 함께 하는 친해지기 캠프가 끝났습니다.....

옆의 친구가 더 가깝고 살가운 느낌으로 다가오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이제 2015년의 시간을 함께 하겠지요..

이제 14살 ....

어느 순간부터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과

상식적이지 않아 보이는 세상에 대한 의혹이 크게 다가올 거에요...

이유도 없고 설명도 되지 않는 안밖의 혼란이 괴롭힐 거에요...

주변 사람 누구도  시원스럽게 해결해주는 이는 없어요....

하지만 그 시간을 함께 할 사람들은 있답니다..

그 고민을 들어줄 귀가 가까이 있어요...



여러분이 사춘기라는 이름으로 성내고 미운 모습일 때,

선생님은 기억할게요...

우리에게로 처음 왔을 때, 기쁜 얼굴로 눈을 반짝이며 마음을 열어주던 순간들을...

선생님 등 뒤로  다가와 어깨에 턱을 걸치며 부리던 애교를 ...

우리가 함께 웃음을 터트릴 때,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을.......

그러니 여러분도 기억해 주세요..

왜 그렇게 밖에  행동하지 못하냐고

호통치고 나무랄 때에도

마음 안에서는 여러분을 아낀다는 것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염려한다는 것을.....

 

봄이 멀지 않았어요....

며칠 있으면 개학입니다.....

있다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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