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한마당 잔치했어요. (2016.09.10 - 피터팬)

작성자
허선영 (규빈 4, 시현, 소현 엄마)
작성일
2017-02-23 17:06
조회
494
9월8일 한가위 한마당 잔치가 자목마을에 열렸습니다.

초등과 중등이 함께, 동네 어르신들 모시고 식사도 대접하고 공연도 합니다.

우리 아이들 손으로 리모델링한 넓직한 부엌이 있으니 작년에는 생각지도 못한 도전을 하게 됩니다.

초등6학년아이들과 함께 송편 400개 이상 만들기!!

초등에서 쌀 한말을 빻아왔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달아쌤께서 밝게 웃으시며 뽀얀 쌀가루를 한아름 안고 오시네요.

쌀 한말을 햐얀 솜뭉치 베개를 안은 듯 가볍게 안아드신 모습이 곱습니다.

송편 속은 중등이 준비했습니다.

각 가정에서 통깨 한컵씩 가져와 커다란 그릇에 가득 모았어요.

많이 볶아 진한색을 띠는 깨, 살짝 볶아 노르스름한 깨, 고소하게 빻아 가루가된 깨,

모두 13가지의 각양각색의 깨들이 모아져 재미있어요.

꿀 넣고 설탕 넣고 골고루 섞어 달콤한 속을 만들어 숟가락 여러개를 꽂아 놓습니다.

아~ 그런데... 반죽이 어렵네요.

어머님들께서 탁탁소리를 내며 커다란 하얀 반죽을 하시는 것을

옆에서 보기만 했던 저는 이 작업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역시 우리 어머님들은 대단하시단 생각을 해 봅니다.

물의 양이 부족한 것 같아 물도 넣어보고 왠지 찰지지 않은 것 같아 반죽도 해 보지만

, 한 덩어리로 뭉쳐지며 반들반들 뽀얀 그 반죽을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듯 보입니다.

그래도 처음치고는 나쁘지는 않았어요.

이제 반죽이 거의 완성 되었으니, 둘러 앉아 송편을 빚어 볼까요.

 



 



 



 

"애들아 ~ 익는 속도가 비슷해야 하니깐 모양은 달라도 송편의 크기는 비슷하게 해야한다."라고 했지만,

커다란 오리알부터 새끼손톱만한 송편까지 아주 다양한 크기의 송편이 만들어 졌어요.

깨를 속에다 넣어야 하는데, 깨로 버물린 듯 한 송편은 어찌 할까요.

그래도 쪄 보니, 생각보다 맛나보여서 놀랐어요.

윳가락 모양, 수류탄모양, 별모양, 왕관모양.......교실에서는 웃음소리 시끌시끌 정신없고,

송편 반죽이 마르지 않은 이유가 아이들의 입속의 무언가가 작용한 듯해요.

우리의 손맛 입맛이 합쳐져 드디어 첫판이 쪄졌습니다.

찬물에 식히고 참기름을 반들반들 바르고 나니 꽤 먹음직스럽습니다.



기대하는 마음에 송편을 한입 베어 뭅니다.

그런데... 쌀가루에 소금간을 하지않았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렇게 심심하고 담백할 수가... 단맛과 고소한 맛에 짠맛이 빠지니, 나머지 두 맛도 입속에서 힘을 잃습니다.

동네 어르신들 대접하기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맛보다 모양보다 우리가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

어르신들은 분명 맛나게 드실 것이라 믿어봅니다.

아이들이 송편을 들고 초등으로 갑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빗속에 참기름 냄새 가득 베어버린 몸을 우산 속에 넣고 맛난 점심 먹으러 갑니다.

점심식사 전에 어르신들을 위한 작은 공연을 했습니다.

중등에서는 우리의 자랑 강동윤군의 플룻연주가 있었네요.



저는 직접 듣지 못해 아쉬웠지만, 아름다운 연주에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셨다고 전해들었습니다.

 

오전 내내 송편 만들고 찌느라 힘들었는지, 배불리 점심을 먹은 아이들은 우리 터전으로 돌아와

조용히 뜨개질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자신들의 시간을 보냅니다.



 

풀벌레 소리,  활짝 핀 금잔화꽃밭이 보이는 교실 밖의 풍경이 아이들과 어우러져 평화로움으로 가득합니다.

이런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 너무나 행복해지네요

 

 

오후에는 아이들과 뒤뜰에서 한가위 민속?놀이를 했습니다.

노아선생님의 ○,×스퀴즈는 문제보다 문제를 설명하는 노아선생님의 말을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렵네요.

한가위의 의미는 곡식을 수확할 때, 가위로 싹둑싹둑 자른다고 해서 한가위다. ○? × ?

개는 발바닥에 땀이 난다. ○? ×?

노아선생님은 잘 생긴 편에 속한다.○?×?.......

 



우승자는 다독과 놀라운 기억력을 가진 은기군입니다.

상품은 노아선생님께서 직접 A4용지에 친필로 작성하신 햄버거 상품권입니다.

은기는 절망과 웃음이 섞인 “No~”를 외칩니다.

 

다음 순서는 제기차기입니다.

은색 금색제기가 아이들 발목에서 반짝입니다.

멈추지 않을 듯한 원배샘의 제기차기에 상대팀이 긴장하는 순간 고무신이 날아갑니다.

 



눈과 발목과 운동신경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제기차기는 역시 어렵네요.

마지막으로 최원배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숲속골프입니다.

가장 적은 타수로 3개의 홀에 공을 넣은팀이 우승입니다.

 



울퉁불퉁한 지형에 어디로 굴러갈지 모르는 공을 홀안에 넣는 것이 쉽지만은 않네요.

오전에 내린비로 작은 웅덩이에 빗물이 고여 골프공이 물속에 빠지기도 합니다.

숲속에서 도토리굴러가는 소리와 함께한 골프~ 신선하고 재미나네요.^^

소박하고 평화로운  우리의 작은 한가위 잔치는 여기까지~ㅎㅎ

모두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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