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4번째 간식 만들기

작성자
소행성
작성일
2022-09-23 23:41
조회
442
9월 22일, 여행 전 마지막 사업 날이 다가왔다. 추석의 여파로 다른 때보다 늦게 홍보에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신청해주셔서 놀랐다.



학교가 끝난 후, 조리 중인 모습이다. 서준이는 오븐을 싸온 보자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내내 슈퍼맨 망토처럼 두르고 있었다.
날이 쌀쌀해 주방이 아닌 교실에서 조리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공갈빵이 부푸는 건 신기하고 재밌다. 풍선 부는 것처럼 말이다. 가끔은 구멍이 뚫려 설탕이 새기도 하고, 덜 부풀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 맛있는 공갈빵이다.



공갈빵은 이래 봬도 반죽, 숙성, 모양 잡기, 굽기라는 네 개의 과정이 있는 고급 간식이다. 강력분과 물, 식용유를 잘 섞고, 아기 궁뎅이처럼 매끄러워질 때까지 계속해서 치댄다. 전완근 운동할 때 하기 딱 좋은 게 바로 반죽 치대기이다. 그렇게 열심히 아기 궁뎅이를 만들고, 비닐에 씌워 반죽이 휴식을 취하게 해준다. 힘든 건 열심히 치댄 우린데, 쉬는 건 반죽이다.



휴식은 만병통치약인 것 같다. 반죽 역시도 푹 쉬니 엄청나게 부드러워진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말랑말랑한 반죽을, 이제는 작은 주먹 크기정도로 나눈다. 반죽을 민 다음, 안에 달달한 속을 채워 넣고, 길게길게 민다. 그럼 엄청 긴 호떡 같은 애가 나오는데, 그걸 오븐에서 잘 구워 주면 공갈빵이 완성된다.

성심성의껏 만들었는데 속이 비었다고 공갈빵이라니, 조금은 억울하다. 마치 사랑으로 보살핀 아이가 커서 구라쟁이라고 불리는 기분일까.. 이렇게 부모님의 마음을 한 번 더 알아간다.



열심히 일을 하면,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다. 가끔은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빨라서 놀랄 때도 있다.



뒷정리까지 마무리하니 새벽 2시 10분이었다. 4명은 노아 선생님의 차를 타고 귀가했고, 1명은 자전거를 이용했다. 피곤하고 정신없는 8시간이었지만, 언젠간 이 날을 그리워하고, 추억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갈빵, 잊을 수 없는 추억의 간식이 될 것이다.

- 요리조리장 양지원
전체 1

  • 2023-03-30 16:12

    뒤늦게 이 글을 읽으니 코끝이 찡~~합니다.
    이렇게 이렇게 아이들이 성장하나 봅니다.. 장하고예쁜녀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