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여행을 보내며

작성자
깔깔마녀
작성일
2017-05-16 16:27
조회
55
성훈이를 일반학교가 아닌 대안학교에 보내게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살다보니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엄마아빠의 생각이 바뀌고, 성훈이는 중등수원칠보산자유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입학하고 처음 가던 여행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 아빠의 손길이 필요했었는데 이제는 제 짐 정도는 제가 알아서 싸는 실력이 되었다.

“여벌옷은 넣었니?”, “우비는 챙겼지?”, “ 비상금은 어디에 넣었는지 기억나?”, "침낭 정리는 혼자 할 수 있겠어?"

끝도 없이 묻는 엄마의 질문에 영혼 없는 아이의 대답. “어...”

그렇게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보냈는데도 일주일을 걱정으로 채우며 기다렸었다. 그런데 이제는 가나보다..., 잘 있다 오겠지...싶을 만큼 엄마도 자랐나보다.

10시 30분까지 북수원 한일타운 버스 정류장에서 모이는거라 엄마, 아빠 먼저 출근하고 제일 나중에 나가야하는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집을 나서며 굉장히 쿨하게 “금요일에 보자~” 했었다. 그런데 아이를 잊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간 집 현관에서 아이가 벗어두고 간 신발을 보며 가슴이 ‘쿵’한다.

‘아...우리 성훈이, 지금쯤 제주도에 도착해서 뭐하고 있을까? 긴 옷 입고 가라고 했는데 오늘 날씨는 무지 덥네...어쩌나...’  아이의 빈방에서, 아이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일주일간의 이별에도 이렇게 그리운데, 수학여행 가서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세월호 미수습자 부모님들의 마음은 어떨까 싶었다.

“성훈아, 여행가기 전 날 밥 남겼다고 짜증내서 미안해. 금요일에 오면 맛있는 반찬 해줄게. 밥 많이 먹어^^”

그리고 엄마랑 사이좋게 지내자~
전체 2

  • 2017-05-16 16:47

    제가 아이에게 하는 잔소리가 다른 집풍경에도 들어가는군요. 왠지 안심이 되는 듯하네요..
    저도 아이의 첫여행을 보내고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며 어제 첫날을 보냈답니다.
    아이 일정표를 보며 지금쯤 뭘하고 있겠네, 혼잣말하기도 하고 남은 두 동생들과 밥 먹다가 아이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져 갑자기 울컥하기도 했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상시 좀더 잘해줄걸,, 하는 생각도 했고 성훈어머니처럼 이 하루도 생각나는데 세월호 엄마들은 얼마나 가슴이 미어질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밤늦게 찜질방에서 찍은 아이 사진을 보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아이는, 아니 아이들은 너무도 해맑게 웃고 있더군요. 그거면 된 거 같습니다. 그렇게 밝고 맑게 자랄 수만 있다면...


  • 2017-05-22 19:12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