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도심형 대안학교 볍씨학교....마지막 끈이 대안학교 등록이란 말인가.......

작성자
김철홍(3.안나부:부엉이)
작성일
2022-03-24 11:35
조회
21
  • 현재 경기도에서 가설건축물을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광명의 볍씨학교(초등과정 5년, 청소년과정 4년, 총9년제)와 우리학교입니다. 그런데 광명의 건지산 자락에 위치한 볍씨학교는 교사의 건축물과 나머지 컨테이너가  2개정도 되나 봅니다. 우리학교는 몇개가 되지요. 우리학교가 현재로서는 가장 열악한 학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광명의 볍씨학교는 재계발지역으로 공공주택단지 조성지로 결정이 되어 학교가 쫓겨나가게 생겼으며, 학교를 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법적상황으로 인하여 존치위기에 처해 있고, 마지막으로 학교와 학부모가 기대해 보는 것은 대안교육기관 등록제에서 등록을 득하게 되면 초중등교육법은 아니지만 그나마 대안교육기관법에 의해 "학교"로 인정을 받아 광명시장에게 민원으로 제기할 수 있고, 또 존치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실낳같은 희망 한가지만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학교는 그나마 부지를 매입하고 우리명의의 학교 교사가 설계까지 왔고, 허가사항에서 통과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낳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싶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 학교부지를 개인적으로 가계약을 걸고 모험을 했던 학교선배 조합원이신 어느분께 감사한 마음이 드는군요.  아울러, 현 학교 교사 건축일을 추진하시고 계시는 학부모님들께도 깊은 감사가 되고요.
  • 제가 학교의 연대분과장을 맡고 난 이후에 비인가 대안학교가 없어진다는 내용을 들었던 기회가 생각보다 많아서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고양 의 모학교, 광명의 볍씨학교 벌써 3번째 듣는 것 같습니다.  제천간디학교장 이병곤께서 모일간지에 기사로 나와 있는 글을 함께 공유합니다.
이병곤 | 제천간디학교 교장
학교는 땅에 떨어진 작은 볍씨처럼 천왕동 차량기지 철망 경계선 옆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큰길 안쪽으로 살짝 숨어 있는 곳인데다 작은 동산과 소담한 운동장이 가로놓였기에 아이들이 뛰놀며 꿈 키우기에 맞춤한 곳이었다. ‘광명와이엠시에이(YMCA)를 모법인으로 하고 있는 볍씨학교’. 2001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초등 비인가 대안학교다.

평화롭던 학교에 1년 전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3기 새도시 계획에 볍씨학교의 배움터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냉난방이 ‘완벽하게 안 되는’ 컨테이너 교실을 한동씩 늘리거나 고쳐가며 어렵사리 살아오다가 1000㎡쯤 되는 학교 터에 새 건물을 완공한 지 5년 만에 맞이하는 날벼락 사태였다. 왜 이런 일이 생겨났을까? 현행법으로 볼 때 비인가 대안학교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파이프 한개를 버젓이 그려놓고도 그 아래쪽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라고 써놓은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 같은 형국이다. 오늘날 볍씨학교가 당면한 상황은 작품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법리를 다퉈볼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의 취지에 비추어 볍씨학교 건물이 새로 조성될 주택지구 안에 존치 가능한 건축물로 인정받으면 된다. 허가받은 건물인가, 토지이용계획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공익이나 경제적 관점에서 존치가 현저히 유익할 것인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지난해 마음 졸이며 여러차례 만나보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엘에이치) 당국자는 “글쎄요, 그게 될까요?”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단다. 강옥희 거름선생님(교장을 이르는 말)은 “학교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시도해볼 계획”이라는 결의를 비친다. 광명시장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언론사에 현재의 처지를 널리 알리려 했다.

새로 제정된 대안교육기관에 관한 법률이 정한 대로 조만간 교육기관 등록을 마쳐 ‘학교’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엘에이치 쪽이 오는 6월까지 지구 지정을 확정한다고 하니 그에게 남은 시간은 촉박하다.

볍씨학교가 당면한 어려움은 200개가 넘는 우리나라 비인가 대안학교의 과거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20여년 동안 그래왔다. 뛰어난 성품과 무술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존재로 정처없이 떠돌았다. 자녀의 취학 의무를 ‘유예’하고 대안교육을 찾아 나서는 부모들은 주변의 사나운 눈총을 의식해야 했다.

학교 민주주의 실행, 사랑과 존중으로 학생 대하기, 프로젝트와 여행을 통한 학습, 통합 학년 실험과 생태주의 실현 등 다양한 교육 실험이 대안학교에서 펼쳐졌다.

대안학교 교사들은 낮은 임금과 과중한 돌봄노동을 감내했다. 교실은 여전히 컨테이너 상자 위에 방수포를 얹어서 유지하고, 열정 넘치는 학부모들이 주말을 이용해 시설을 관리하러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적은 수의 학부모들은 학교 공간이 주는 ‘불편함’과 ‘서로의 노동’을 매개로 하여 자녀들의 학교를 자신들의 공동체로 전환해나갔다. 대안학교는 위기에 처한 공교육 출신 학생을 ‘위탁’하는 곳도 아니고, 필요할 때마다 ‘혁신 사례’를 수집하여 공교육에서 참조만 하는 대상도 아니다. 공교육과 대안교육은 서로에게 듬직한 협력자가 되어주어야 한다.

학부모의 자녀 교육 의무가 공교육 안에서만 이뤄져야 할 당위는 없다. 학교의 다양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국가는 교육에서의 혁신과 실험을 자발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대안학교의 가치를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대안학교를 교육혁신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일은 공익에도 부합한다. 그렇기에 덴마크에서는 공교육 기준 80% 정도의 운영비를 대안학교에 공적 재원으로 지원한다. 대신 덴마크 교육부는 대안학교에 세가지 원칙만을 반드시 지킬 것을 요구한다. 기초학력의 유지, 민주적 학교 운영기구의 확보, 종교적 편향성 교육의 지양이 그것이다.

이제 봄이다. 볍씨학교가 어려움을 견디고 푸릇하게 새 움을 틔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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