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8 빛고을 광주 역사여행 첫째 날

작성자
kurory
작성일
2018-05-14 22:48
조회
1198
광주로

0810 수원역 대합실에서 모두 모임

0835 열차 탑승 - 광주역으로 출발



유진 어머님께서 출발 전에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광주까지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짧지 않은 시간이라 많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서로 자리 바꿔 가면서 잘 놀면서 광주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오는 길에 학생들에게 광주에서 배우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써보도록 했는데 아래의 내용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광주 518에 피해를 입으신 분들을 보고 싶고 광주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다.

- 광주의 기록관을 가 보고 싶다.

-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들을 담은 사진, 영상을 보고 그때의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다.

학생들의 생각대로 광주 518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4박 5일이 될 것 같습니다.

 

광주 도착

오후 1시가 다 된 시간에 광주역에 도착했습니다.

광주역도 518 사적지 중에 하나로 계엄군의 총탄에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었던 곳입니다.

광주역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걸어서 양동시장역까지 이동했습니다.

갑자기 한여름 날씨가 되고 짐도 지고 걷느라 모두 고생들을 했습니다.

걷기를 20~30분 정도, 양동시장이 보였고 양동시장역 지하철역 입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광주역 앞에서 식사 중

 

 

숙소 도착

지하철을 타고 아홉 정거장을 가서 송정공원역에서 내렸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걷기를 10분 정도.

우리 숙소인 다솜채가 보였습니다.



3박 4일 동안 묵게 될 숙소 앞마당. 마당 한 켠에는 텃밭도 있습니다.

 

광주 공부

매일 조금씩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 공부를 합니다.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조금씩 배웠지만 광주 현지에서 직접 공부를 하는 것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내일 전남대부터 시작되는 오월길 탐방에 앞서 미리 배우는 것이기도 합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학습 자료 - 518재단의 내용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박정희 시대 18년의 종말부터 12.12 군사정변, 5.17 계엄확대와 5월 18일 계엄군이 전남대에서 학생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연행하는 과정까지

함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나 표현은 질문을 하고 설명을 듣기도 했습니다.

 

저녁식사 풍경



첫 번째 날 저녁식사 중



워낙 두번째 저녁 메뉴였던 햄야채 볶음밥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해본 냄비밥이었는데 꽤 잘 됐습니다.

 

나눔의 시간



하루를 함께 마무리하기에 앞서 감정카드를 이용해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느낌과 생각에 대해서 나눴습니다.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감정카드가 더 없이 좋은 역할을 해줍니다.



감정카드로 나눔의 시간을 가진 후에 모두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위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모두 침묵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서로 무엇을 그리자는 대화없이 마음대로 그렸습니다.



침묵을 하면서 그림을 그린 후에 대화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걸 그리고 너는 이걸 그리자 하면서 아까보다 좀 더 시끌벅적하게 한 장을 채워나갑니다.

위 두 개의 그림을 그리면서 학생들은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을까요?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1) 대화 없이 그릴 때와 대화를 하면서 그릴 때 어떤 차이가 느껴졌나요?

2) 어떤 그림에 대해서 만족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재혁: 침묵을 했을 때는 그림에만 집중을 하게 되니까 그림이 많아진 것 같고 말할 때는 말에 집중을 하게 돼서 그림이 줄어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양쪽 다 하트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

원지: 말 안하고 그린 게 더 좋아요. 이유는 워낙 추상적인 그림을 좋아하고 각자의 개성, 자신이 그리고 싶은 거. 그리면서 조금씩 통일이 된 게 좋았어요. 말하면서 그리는 것은 통일이 되긴 하는데 말 안 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이 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대선: 말 안하고 그린 게 다양하고 더 좋은 것 같아요. 말 안 하고 그린 건 아무 거나 그렸는데 대화를 하면서 그린 건 큰 주제가 있으니까 그걸 따라가면서 그렸어요.

현수: 말 안 하고 그린 건 생각도 안 하고 잘 그릴 수 있었는데 말 하는 거는 무엇을 그릴지 생각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첫 번째 그림이 좀 더 편했던 것 같아요. 말 안 하고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

재민: 대화 하면서 그린 게 그림이 더 적어요. 대화 안 하면서 그린 그림이 더 마음에 들어요. 그림에 제가 집을 그려서 마음에 들어요.

유진: 대화 안 할 때는 그림이 많은 것 같은데 말할 때는 그림이 적어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대화 안 하면서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 제가 곰돌이 인형 그린 거.

함께 하신 추장 선생님께서도 소회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추장 선생님: 대화하면서 그린 그림은 큰 주제 하에서 그리다 보니 그 틀에서 못 벗어나는 것 같아요. 그걸 주제로 하기로 했으니까. 위에는 오히려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없으니까 서로 맞추게 돼요. 이 사람이 그린 것에 맞추게 되고 어떻게든 연관을 시키려고 하게 되고. 오히려 그림의 통일성은 밑에 거가 좋을 수 있어도 전체적인 그림의 모양에서는 위의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공통성을 맞춰나가게 되는 것.

 

위 그림을 그리는 활동이 어떤 정답을 정해두고, 교훈을 주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닙니다.

직접 경험을 해보고 자연스럽게 느껴진 것들을 꺼내서 이야기해보는 것에 목적을 두었습니다.

어쩌면 '대화의 방식'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꼭 말을 하지 않아도 대화가 된다는 것도 느꼈을 것 같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일기를 쓰는 것으로 하루를 닫았습니다.

첫날이라 직접 어딘가를 간 것은 아니지만 다음 날을 준비하기에는 충분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전체 3

  • 2018-05-16 18:49
    숙소가 운치있네요. 예쁘고 건강한 우리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곳이에요.

    • 2018-05-16 22:32
      네^^ 한쪽에는 작은 텃밭도 있습니다.
      지하철역하고도 가까운 편이라 교통도 좋습니다.

  • 2018-05-17 08:48
    너무 궁금했는데 상세한 후기에 감사드립니다. 중국서 좌충우돌 즐겁게 저도 매일매일 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