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걷기여행 - 셋째날 7

작성자
최껄껄
작성일
2017-11-06 15:10
조회
1127
이곳이 우리의 목적지인 양,

저끝에 가면 무엇이라도 있는 양,

바다를 보자 전진한다.

 



 

배낭을 이리저리 던져두고 바다 바로 앞까지 가서 손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돌을 던지기도 한다.

소리를 듣기도 하고, 바람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 대한민국의 사춘기 소년들이 맞을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원래 우리들은 그런 존재였나보다.

이 나라가, 비뚤어진 제도가,

아침이슬같은 이땅의 청소년들을 질식시켜 생기없게 만들었나보다.

 

우리가 가는 길이 참 힘들지만,

그래도 숨쉴 틈을 만들어주는 역할만이라도 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바람에 날아왔다.

 

자, 이제 글을 쓰자!

놀았으니, 느꼈으니, 써야지!

 



 

문자는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다.

느낌과 생각을 저장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바람이 세다.

하나도 떨어뜨리지 말고 정성을 다해서 노트에 쌓아두자.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도록.

 



 

민수는 여행 내 반바지 차림이다.

춥지않느냐고 몇 차례 물어도 괜찮다고 한다.

 



 

산하는 떠오르는 것들이 많은가보다.

집중하고, 읽어보고, 흐뭇해하는 것이 보인다.

 



 

산을 넘느라 동윤이는 아직도 덥다.

더위를 식혀야 글을 쓸 수 있다.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재서의 모자는 날아가지 않는다.

모자에 끈을 달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낭만적이다.

끈은 모자와 머리를 하나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침묵으로 빠져든다.

생각이 흘러 펜을 지나 공책으로 모인다.

침묵의 자리를 바람이 채운다.

 

좋다.

 



 

 

 
전체 2

  • 2017-11-06 18:22

    문자로 시간을 저장하고 꺼내볼 수 있는것... 인간이란 참 어리석을때를 제외하면 대단한 존재입니다. 어리석을때 너무 어리석어서 평균내면 똔또~이 되는게 안타까워요.


  • 2017-11-06 18:23

    아이들의 글이 궁금해져요
    산하와 재서 병희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몽돌위에 검돌처럼 둘러앉아 무슨 생각들을 담아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