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주제여행-부산 셋째날

작성자
유 성미
작성일
2018-10-28 14:32
조회
1073
2018년 10월 17일 여행일기

오늘아침은 전날 남은 해물탕 먹고, 점심도시락으로 새우볶음밥을 준비했습니다. 여행 셋째 날이 되니, 밥 하고 치우고, 준비하는 모습들이 제법 익숙합니다.

오늘은 부산의 고대역사를 알아보고, 오후에는 박차정 생가를 찾아 떠납니다.

인솔자는 인정이와 유진이입니다. 인정이와 유진이는 여행준비 하면서, 자신들이 맡은 부분을 꼼꼼하게 조사하고 준비도 많이 했어요.

유진이는 오늘 일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와 걱정을 가득 안은 채, 앞장섭니다.

복천박물관으로 향하는 우리들, 동래역에서 내려 조금만 걸어가면 됩니다.



어디로 가야하나~ 마침 지나가던 할머님이 계셔  길을 물어봅니다.

할머님은 그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며, 함께 가자고 하십니다.

학생들은 어디서 왔는지, 어째서 왔는지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부산 사투리가 어찌나 다정하신지~

갈림길에서 가던 길 가시고 우리는 할머님께서 알려주신 방향으로 오릅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역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라고 조사했는데 거의 30분을 넘게 걷고 있고, 아직도 도착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 언덕길이라 아직은 더운 남쪽의 기후에 목도 마릅니다. 이상하다 할 때 쯤, 길건너 경찰서가 보입니다.

작은 마을의 경찰서에 들어가니 한분이 계십니다. 입구에 정수기가 놓여져 있고, 한쪽 벽에는 이 근방의 지도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언덕길 올라 힘들어하는 학생들보며,  정수기를 내어주십니다.  학생들은 물병에 담긴 물 원샷하고 정수기로 우르르 모여 다시 시원한 물을 담습니다.

경찰 아저씨께 길을 여쭈어 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 하네요.  평지로 돌아가면 잠깐인데, 언덕을 넘어 오는 방향으로  왔어요. 아무래도 다시 내려가 봐야겠어요.

구도시라 골목이 여기저기로 나있어 지도를 봐도 설명을 들어도 잘 감이 잡히지 않아요.

인정이와 유진이는 열심히 경찰아저씨가 설명해주신 길을 듣고 이해한 만큼만 이동합니다.

삼거리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슈퍼주인에게 물어보고 길을 건너 두 갈래로 갈라지는 곳에서 길 건너 아파트 경비 아저씨께 물어보며, 드디어 복천박물관을 끼고 있는 산 입구에 다다릅니다.



눈앞의 산을 또 올라야 합니다. 가파른 언덕에 휠체어를 돌아가며 밀며 힘들게 올랐는데, 언덕 중턱부터 계단입니다.

재민이와 추장선생님 그리고 도움을 줄 친구 아진이와 치원이는 다시 내려가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길을 찾아서 복천 박물관 앞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이렇게 헤매도 길 잘못 들어 힘들다고 투정하는 학생은  없지만, 유진이와 인정이는 모둠원들에게 괜히 미안해집니다.

둘이 최선을 다해 안내했기에 우리는 응원하는 마음이 큽니다.  잠시 대나무가 무성한 숲 계단에서 쉬었다가 다시 오릅니다.

길가는 아주머님께서 왼쪽길로 내려가면 우리가 찾던 복천 박물관이 나온다고 합니다. 시원한 숲길 내려가는 길은 힘들지 않으니 이제야 여유로운 미소가 번집니다.



숲길을 따라가니 동래읍성이 우리가 가는 길을 따라 길게 나 있습니다. 숲길이 사라지고 넓은 잔디밭이 나오며 박물관이 보입니다.

입구 쪽으로 가고 있는데, 추장선생님과 아진이 치원이 재민이가 땀 흘리며 내려옵니다.

이렇게 길을 헤매다보니, 점심시간을 한 시간 남겨둔 채, 반나절이 가버렸습니다.

유진이와 인정이는  계획한 일정을 모두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잠시 회의를 했습니다.

복천박물관에서  퀴즈활동을 하고, 이곳에서 글쓰고 그림 그리고, 박차정생가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두 모둠으로 나누어 한시간 동안 관람하면서 각 모둠 당 10문제를 만들면 됩니다.



이곳은 부산의 고대의 유물이 출토되었던 곳이며, 가야시대의 유물이라고 합니다.

복천박물관 앞으로는 가야시대의 무덤이 발견된 유적지가 있고, 박물관에는 이 지역의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오는 시대의 배경과 매장문화, 유물에 대한 전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죽음과 무덤을 주제로 역사의 흐름을 알아가는 것이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전시장을 둘러보고 마무리 되는 시간에 진솔이가 가야시대의 갑옷과 옷을 재현하고 직접 입어볼 수 있는 곳에서 옷을 입고 연극해보자 제안합니다.

이에 동참한 몇몇 학생들은 옷을 입고 각자의 역할을 이야기 합니다. 남은 학생들은 주변에 모여 즉흥 연극을 즐겁게 관람합니다.



가야시대 진솔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재민장군을 유진귀족이 왕 앞으로 데리고 옵니다.

진솔왕은 전쟁이 어찌 되었냐~물어봅니다.  재민장군은 " 모두 죽고 자신만 살아남았다."고 당당히 이야기 합니다.

그러면 이를 어쩐다. 국민은 왕과 귀족, 기사한명만 남았구나.....

세 명의 연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요 특히 재민이의 연기가 너무나 뻔뻔스러워 왕은 전쟁으로 모든 백성을 잃었음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답니다.

오전활동 마무리하고 박물관 앞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박물관에 저희뿐이라 조용히 여유롭고 좋았습니다. 각 모둠은 곧 있을 퀴즈대회를 준비합니다.

진행은 유진이와 인정이가 하고, “성훈, 치원, 아진”과 “태욱, 진솔, 치원” 이렇게 두팀으로 서로 비밀유지를 하면서 문제를 선별합니다.



드디어 대회가 열렸습니다. 방식은 번갈아 가며 한 문제 씩 내고, 총 10문제 중에 더 많이 정답을 맞춘 팀이 승자입니다.

선사시대, 철기, 부산, 복천의 무덤에 대한 내용으로 무덤을 만드는 방식, 각 시대별 무덤의 특징과 재료, 그 시대의 배경등을 주제로 서로 문제를 주고받습니다.



맞추지 못한 문제에 대한 것은 문제를 낸 팀이 설명해주고 답을 이야기 합니다. 간발의 차이로 역전승“ 태욱, 진솔, 치원”팀이 승리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어려운 내용도 즐겁게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어 좋네요.

이곳에서 마지막 은  멀리 보이는 고분을 바라보며, 죽음에 대한 주제로 글을쓰고,  자신의 무덤을 그려봅니다.



지금의 부산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먼 시간 이미 죽어 땅속에 묻힌 기록으로 남겨진 조상들을 생각합니다.

역사는 죽은 자들의 기록이고 우리는 그 기록위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언제가 흙이될 우리의 삶을 돌아봅니다.

이제 다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30분정도 걸어가면 박차정 생가가 있습니다. 다시 유진이와 인정이가 앞장섭니다.



갈림길에서는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길을 물으며, 이번에는 헤매지 않고 곧바로 잘 찾아갔습니다.

중간에 동래시장을 가로질러 가면서, 우리들의 이름이 들어간 간판에 학생들은 웃음이 나옵니다.

“유성탕” “유성노래방” 학생들이 저를 보며, 신나서 간판을 가르킵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재민국밥이~ 여기 국밥집에서 제일 맛난 집 같습니다.



모두가 인정이를 신나서 부릅니다. 인정이는 인정여행사 앞에서 포즈를 취합니다. 기념으로 찰칵~



시장의 끝머리쯤 박차정 생가라고 쓰여진 안내판이 나옵니다. 골목을 들어서니 옛날 기와집이 상가와 마을 사이 덩그러니 있네요.

대문을 들어선 순간 시간여행을 한 듯, 옛 기와집이 아름다워요. 정원은 잘 정리된 잔디가 깔려있고 아무도 없는 집에 관리하시는 한분만 앉아계십니다.

벌써 해는 늦은 오후의 빛으로 노랗게 물들어 있고, 잠시 전까지만 해도 왁자지껄하던 아이들은 조용히 이곳을 둘러봅니다.



박차정 선생님의 일생과 가족관계, 그녀의 남편에 대한 이야기들이 방과 마당에 사진과 함께 글로 정리되어있습니다.

모두 둘러본 후, 인정이와 유진이는 박차정의사님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우리들에게 들려줍니다.



박차정 의사는 부산출신의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그녀의 삶과 뜻을 함께했던 그녀의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인정이와 유진이가 들려줍니다.

모두가 귀기울여 듣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삶을 잠시 생각하고, 박차정의사님께 편지를 써 봅니다.



편지글은 나의 이야기를 더 긴밀하게 할 수 있어 마음을 열게 됩니다.



박차정이라는 역사적 인물이지만 편지를 쓰다보면, 그녀가 가까이 있는 듯 친근해 집니다. 편지글을 마무리하고 이제 숙소로 향합니다.

전철을 타고 한시간 조금 넘게 이동해 숙소에 도착합니다. 오늘 저녁은 어제 사온 붕장어 구이입니다.

모두들 장어의 맛이 궁금합니다. 장어를 씻고 한입크기로 자르는 저녁당번들, 잘려진 머리를 보고 학생들은 기겁을 하며, 선생님!~"장어머리는 징그러워 먹지 못하겠어요. 버려야할까요?"라고 합니다.



혹시 모르니 우선, 도마 한켠에 머리만 모아놓고, 드디어 굽습니다. 붕장어는 소금도 뿌리지 않고 그대로 구워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맛있다고 합니다.

소스는 재민군이 담당했습니다. 거침없이 다진마늘 큰수저로 넣고 참기름 콸콸~ 고추가루 팍팍 넣고 저었더니 마법처럼 맛난 양념장이 만들어집니다.

내일 있을 비빔국수의 양념장을 만들어 달라는 모두의 여론으로 내일 저녁당번은 아니지만, 재민군 마음을 내어 줍니다.

이렇게 장어가 구워지고 맛있는 양념장에 찍어, 해물된장국과 함께 저녁을 차립니다.



장어를 입에 넣으니 바로 녹습니다. 역시나 장어네요. 너무나 맛나서 학생들 눈빛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젓가락이 휙휙! 너무 맛있다며 엄지 척 들고 아까 한켠에 모아둔 머리까지 굽자고 합니다. 지금도 그때먹은 장어가 생각납니다.

오늘도 함께모여 하루를 나눕니다. 하루를 나누고 낮에 썼던  글과 그림을 발표합니다.

일반적인 죽음에 대한 정의를 적어 내려간 학생도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쓴 학생, 시로 표현한 학생, 묘비명을 적어본 선생님, 죽음을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자신의 무덤을 그린 그림을 보여주고 그 무덤을 설명합니다.



성훈이의 무덤은 CCTV가 돌아가고, 드론이 날아다니며, 자신이 아끼던 물건들이 즐비한 박물관 같은 곳으로 꾸몄습니다.

이런 말 미안하지만, 구경가고 싶다고 하자. 미리 만들어 놓고 구경시켜드리겠다고 합니다.

유진이는 자신의 무덤위에 예쁜 꽃다발을 올려놨어요. 누가 올려놨을까? 묻자 000오빠였음 좋겠다합니다.

그 오빠는 유진이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멋쩍게 웃고 있네요. 고백인가요? 아님, 그냥 한 이야기일까요 ^^

오늘은 여행가기전에 여행기간동안 각자 만들고 싶은 주제에 대한 중간점검을 했습니다.

태욱이는 여행사진첩, 인정이는 부산특산물로 만든 요리책을 만들기로 했어요.

카메라를 안가져온 인정이를 위해 요리를 찍으라 잠시 핸폰을 빌려주면 요리와 함께 인정이의 셀카가 저장되어있어요. 왜 찍었냐 물어보면, 웃으며 도망갑니다.^^

유진. 치원, 아진이는 글과 그림으로 여행을 정리합니다.

진솔이는 부산을 주제로 소설을 쓰기로 했어요. 오늘은 지금까지 쓴 소설을 읽어주었습니다. 프랑스에서 부산으로  온 한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어를 제외한 모든 외국어에 능통한 프랑스 소녀가 부산에서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글이 너무나 재미있고 독창적이라 읽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들이 어찌나 귀를 쫑긋하고 들었는지,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작품이었어요. 모두가 진솔이가 이 소설을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하루의 소감과 글을 나누고, 오늘의 마지막 활동을 준비한 유태욱 학생, 태욱이는 자신이 소개하고 싶은 책을 모두에게 한권씩 준비해 오라고 했습니다.

바로 오늘을 위해서입니다.

먼저 태욱이가 가져온 책입니다. “ 잃어버린 세계” 제가 학교 다닐 때, 잔인한 묘사로 친구들과 돌려봤던 책이예요.



태욱이는 이 책을 통해서 유전공학의 허점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영화보다도 더 세세하게 묘사된 장면에 이 책의 탁월함을 이야기 해 줍니다.

그리고 책의 일부를 읽어줍니다. 잠깐 읽어주었는데도 더 읽고 싶은 마력 있는 책이었어요.

성훈이는 드론에 대한 책을 하나 소개합니다. 드론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바라본 책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고찰과 철학이 담긴 흥미로운 책입니다.

후배들은 성훈이의 책에 관심이 많습니다. 성훈이는 후배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의 구절을 읽어줍니다.



이렇게 모두가 돌아가며 책소개를 마치고 오늘 하루를 닫았습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