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여행 4일차

작성자
김 학민
작성일
2018-10-18 19:25
조회
1537


10월 18일 목요일 도동 - 부두까지 도보로 이동



 



아침 바다산장 숙소에서 바라본 바다

오늘 아침 9시 40분쯤 모든 정리를 마친 후 마지막 코스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도동 바다산장 숙소부터 북쪽 해안도로를 따라 흰작살 해변 방향으로 걸어 첫날 숙소까지 돌아오는 것이 오늘 목표입니다.



점심도시락 음식을 준비 중인 재혁과 원지



바다 산장 숙소에서 출발하는 학생들



 



북쪽 해안도로를 따라서 걷습니다.

 

침묵의 시간

오늘은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침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북쪽 해안 도로 북쪽 끝부터 흰작살 해변까지 서로 대화하지 않고 침묵의 시간을 갖고 걸었습니다.

그렇게 하니 각자가 멀찍이 떨어져 걷기 시작하고 해안 도로를 따라서 점점이 흩어져 걷게 됐습니다.

서로 웃고 떠드는 시간만큼 혼자서 조용히 있는 시간도 필요했습니다.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날인 만큼 정리의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중간에 침묵을 유지한 상태로 잠시 쉬고 있습니다.

쉬면서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흰작살 해변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잠시 쉬었습니다.

 



해변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재혁



 



도착 직전에 잠시 할매 바리스타 앞에 앉아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을에 도착하면서 바로 도서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도서관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쓴 글, 찍은 사진, 그린 그림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과 도서관에서 나오는 길입니다.



오늘의 저녁메뉴는 고등어구이입니다.

국내산입니다.

집에서 고등어 사면 노르웨이산이었는데 여기서는 국내산입니다.

국내산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욕지도 여행 전체 루트



빨간색 - 도보로 이동

주황색 - 버스로 이동

 

이번 여행에 대한 소감

지영: 저는 힘들고 지치고 졸렸어요. 그리고 좋았어요. 그리고 산 가는 게 너무 싫었어요. 다시는 안 가고 싶어요. 욕지도 침묵하면서 걷는 건 참 좋았는데 산 올라가는 건 힘들었어요. 한 번 더 오면 차 타고 다녀야 할 것 같아요.

재서: 저에게 이번 여행은 쉼이었어요. 2학기 동안 행사 같은 것도 많고 회장단 일도 많아서 바빴는데 약간 힘들어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여행이 쉬는 여행이 됐어요.

태경: 나에게 이번 여행은 ‘아무 것’이다. 일단 이번 여행은 재미있었는데 제가 15년 사는 동안 이렇게 재미있던 여행이 많았어요. 아무리 맛있는 것도 맛없는 것과 같이 있어야 맛있는 것처럼 상대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재미있는 여행이 많아질수록 기억에 남는 양은 Y=1/X이에요. X가 커질수록 Y는 작아져요. X는 재미있는 여행이고 Y는 기억이 남는 양이에요. 재미있는 여행 중 하나가 되면 아무리 재미있어도 그것들 중 하나가 되면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 것’이 되는 거예요. 아무튼 결과론적으로 이번 여행은 좋았다는 얘기였어요.

민수: 뭔가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편하게 여행을 하려했는데 그게 안 돼서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피곤했어요.

대선: 깨달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제가 영화 없이 오래 지낼 수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천왕봉 올라갈 때 물을 다 마셔서 내려올 때 정말 말라죽는 줄 알았어요. 속에서부터 말라서 쪼그라드는 줄 알았어요.

원지: 우리가 도보여행이었잖아요. 걷는 걸 생각하면 오르막 밖에 생각이 안 나거든요. 내리막길은 생각이 안 나요. 오르막길도 되게 가파르게 있었거든요.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면서.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너무 몸이 힘들었어요. 온 몸이 아파서 으어어어어어 하면서(기지개를 하면서) 일어났거든요.

병희: 이번 여행은 너무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것도 많았지만 재미있었고 좋았던 것 같아요. 낚시를 못해서 아쉬웠어요.

연수: 이번 여행은 여유로웠던 것 같아요. 여행 말고 욕지도가 여유로웠어요. 지내면서 시골을 잘 안 가봤는데 여기는 섬이잖아요. 그래서 오늘 침묵 시간 때 생각해봤는데 이런 곳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일주일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상이면 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 학교가 되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저런 지원이 많잖아요. 저희 학교가 저러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저는 예뻐요.

재혁: 대선이가 얘기한 것처럼 진짜 물의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학교에서 매일 물로 장난쳤는데 두 번 다시 장난 안 하려고요. 그리고 같은 학년끼리 여행가는 거는 해봐서 재미있었는데 형, 누나들하고 하는 여행도 처음이었는데 재미있었어요.

현수: 이번 여행은 피곤함이었어요. 왜냐하면 이번 여행이 바우길 다음으로 많이 걸은 것 같아요. 바우길은 오르막길이 많이 없었는데 여기는 오르막이 더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많이 걷지 않는 여행을 하고 싶어요.
전체 4

  • 2018-10-18 23:29
    ㅎㅎ 아이들 글이 ~~~~잼있네요.솔직한 이야기때문인지 아이들의 표정과 여행길이 상상이 되요.
    오늘에서야 딸이 보고프네요.

  • 2018-10-18 23:33
    재혁이 사진은 어찌한건지~~~하늘을 날고 있어요 ..정말 멋짐..!

    • 2018-10-18 23:51
      연출된 컷인데 꽤 잘 나왔습니다 ㅎㅎ

  • 2018-10-21 06:26
    재미없는 여행항이 들어간 태경이의 함수가 궁금해지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