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학기 여행 - 4

작성자
깔깔마녀
작성일
2017-02-13 21:24
조회
982
셋째날이에요. 어제 물놀이하며 젖었던 옷들을 빨아서 널었더니 이렇게 예쁘게 마르고 있네요. 바닷바람이 시원한지 빨래들도 아침부터 한들한들 거립니다. 규빈이 표정을 보세요. 밥은 우리의 표정을 이렇게 만들어줍니다. 우리는 그런 존재인가봐요. 밥을 먹고 침묵시간을 가졌습니다. 은나무 선생님께서 이 시간을 참 좋아하셨어요. 어딜가시나 궁금해서 따라가봤더니 어제 아이들이랑 시간을 한참 보냈던 곳으로 걸어가셨어요. 해변을 걷는 모습도 아름다우세요. 나현이도 바닷가 앞에서 자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침묵시간은 아이들이 직접 계획한 시간이었어요. 사실 저는 여행가서도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역시 아이들이 더 훌륭합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이 시간에 바다에 나가 물놀이를 했었는데, 오늘은 장기자랑을 합니다. 이것도 아이들 계획이었습니다. 여자모둠, 은기-지수-규빈 모둠, 준서모둠이었어요. 굳이 준서는 혼자하겠다고 하네요. 여자모둠은 엑소의 노래를, 은기-지수-규빈 모둠은 판토마임을, 준서는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맨붕스쿨을 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매의 눈으로 심사하시는 은나무 선생님! 그 포스가 장난 아니죠? 이번 여행을 통해서 은나무 선생님의 여러 모습을 보았답니다. 보물이 우리 학교에 오셨어요. ^^*

 

은기와 지수가 재미있게 웃는 모습이 보이죠? 준서 때문입니다. 갑자기 아이들을 하나씩 나오라고 하더니 대사를 일러주더라고요. 그렇게 하라고요. 그러면 그 다음 대사를 준서가 하고. 아이들이 많이 당황해했었는데, 준서의 그 카리스마. "야! 구나현, 너 나와.", "야, 최은기, 너 나와." 준서의 이런 행동에 아이들이 배꼽을 잡습니다. 그리고 순순히 준서가 시키는대로 해요. 머쓱할만도 한데, 그래도 준서의 지시대로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웃음이 나옵니다. 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저렇게 해변에서 파도소리 듣다가 왔습니다. 바다에서는 시간이 금세 가더라고요. 왔으니 먹어야지요? ^^*

먹고 치우고 다시 먹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 일상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바탕이니까요. 함께 먹는 것이 중요해요. 함께 치우는 것도, 함께 먹는 것도 중요하지요. 우리는 같은 냄새를 풍기게 될테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이 그렇게도 기다리던 시간을 가졌지요. 어두운 텐트 안에서 불 하나만 켜고 두런두런 이야기했습니다. 어떤 단어들을 써 놓았는데, 이 단어를 보고 우리중에 생각나는 사람과 그 이유를 말하는 시간이었어요. 의외로 아이들이 이런 것들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둘씩둘씩 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이 시간을 마치고 각자의 텐트에서 하루일기를 쓰고 마무리했습니다.

 



 

여행은 참 좋습니다. 성가시고 불편한 것들도 많지만, 함께 하니 그것도 재미있습니다. 이젠 텐트 안에서 자는 것이 제법 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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