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밥 날라리 모둠여행기(2015.6.3-은나무)

작성자
깔깔마녀
작성일
2017-02-15 19:44
조회
1128
8시 3분 차를 타야해~~~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라는 말을 뇌이며 아침을 뚫고 수원역으로 향합니다...

아침부터 수원역은 활기찹니다..

거대한 배낭을 매고 온 아이들과 마중나온 어머님 아버님들...

경빈이 두 손을 잡고 빙빙돌며 생일축행사를 한 다음.....

기적소리가 가슴을 설레게 하는 플렛홈으로 나가

기름 때, 까만 먼지 가득 뒤집어 쓴 ....

그래서 더 정다운 '무궁화호'를 탓습니다...

기차란 게 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항상 이 열차가 맞는 건지 긴장하게 하는 시스템??

이 매력입니다..

책읽기에도 적당한 덜컹거림...

푹신한 의자...

자고 싶은데 잠이 들지 못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푹 잠이 드네요...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이런 날엔 왠지  두근거려 잠이 안온다며....

이런 파이팅한 사진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졸린 몸에 무거운 배낭을 가누며 군산역에 닿았습니다...

점심을 먹습니다...

먹는 시간... 참 즐겁네요...

버스를 타야 하는데... 7번이 가버렸습니다.. ㅜㅜ

눈앞에서 ....

선생님 몸소 버스를 향해 뛰었지만.. 가버렸네요...

일단 역에 온 첫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해묵고 낡은 듯 익숙한 군산의 거리들...을 지나...

버스가 달립니다....

낯선 곳을 달리는 버스와 기차...

왜 이리 설렐까요...

근데 우리가 탄 85번 버스 아저씨 정말 친정합니다...

오늘 코스에서부터 내일 일정까지 좌좌우우 좌악~ 짜주시더니

이성당 근처에 우릴 내려주십니다...


여깁니다!!

국내 1호제과점에 드라마에 나온 유명한 집이라는 설명에도 심스렁한 친구들~~


어깨가 무겁다는 말만 하는군요.

북적이는 사람들에 놀라는 아이들..

빵집에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계산도 몇 줄로 길게 서서 합니다...

"애들아.. 우리가 야채빵을 줄을 서지 않고 먹는 거 엄청 운 좋은 거야. 떨어져서 못 사는 경우도 많아."

"에이~"

안 믿는군요....

맥아더 장군 또는 박정희 컨셉을 이번 여행 복장으로 택한 은기 군!!

과목한 듯 속맘을 알 수 없는 모습이 일품이군요.



"아~ 빨리 먹고 싶어요."

라는 말을 해서 멋진 분위기를 바로 깹니다...
야채빵 요정으로 변한 진원이

이 사진을 보고서 다크써클이 맘에 안든다며 울상이지만...

진원아...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러나 포즈의 왕은 역시 준서!!!

각도를 알아서 살짝 비틉니다...

슬림한 몸, 긴 다리, 황금비율, V라인으로 빠진 작은 얼굴

최고입니다~!!

샘의 강력 추천!!!

'이성당 밀크쉐이크와 야채빵!!'

맛을 음미하며 여행 일기를 씁니다...

글쓰기에 열중하는 아이들~

서영이 글이 더 섬세하고 고와졌어요

해망굴을 갔다가

신흥동의 일본가옥들을 봅니다...

뒷골목에 묻혀 있는 일본식 가옥의 지붕과 해묵은 담들....

녹 슬은 담과 벽이 세월을 말해줍니다....

오래된 것은 아름답다......

군산시민들은 십여 년 전까지는 일제의 잔재가 많은 도시의 모습을 그다지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없애고 허물었는데, 남은 건물들이 신흥동에 꽤 남아있습니다.

이것이 요즈음 먼데서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관광수익원이 되고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 역사의 증거...

거리와, 무너질 듯한 건물들이 오랜 시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틈바구니 좁은 데 조밀하게 지은 집들

단단한 골조

태풍에도 부서지지 않고 남은 가옥들

붉은 벽돌담들

30년 대인지 헷갈리는 해져물 녁 골목에 드리워지는 지붕 그림자

정복한 순사와, 베레모를 쓴 먹색 학생복 입은 청년들이 벌였을 비밀스런 싸움과

목숨을 건 쫓고 쫓김의 나날들....

36년의 시간을 이 작은 도시는 어떻게 견뎌냈을까요

눈시울이 약간 붉어지네요.
 잘은 모르겠지만

한 시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피와 눈물을 요구한다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골목탐방을 마치고 앞으로 빠져 동국사로 갑니다.....

우리나라에 유일한 일본식 절

동국사


아무 말 없이 바라보아도 아름다웠습니다..

ㅇㅓ떠한 화려한 장식이나 색채를 가진 사찰은 아니나, 한국의 것이 아닌 기둥과 색과 소나무의 모습은

하나의 그림을 이루었습니다...

글을 쓰고 거기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이들도 동국사의 아름다움에 젖어들었죠

이제 우리를 쉬게 해줄 참숯 찜질방으로!!!

히치 하이킹은 여럿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묘미!!

진원이 서영이가 이런 발상이 어떻ㄱㅔ 가능하냐고 뒤로 물러섭니다..

혹시 잘생긴 남학생들이 볼까보ㅏ여서 일까요....

어느 노청년이 태워주셔서 구깃구깃 끼워탑니다...

하핫~~

그 분 말이

"이런 데서 태워줄 사람이 없을 거 같아서 옛날 대학생 시절 생각나고 해서 태워줬다고 해요."

고맙습니다~~ ㅡ_ㅡ

머라도 드리고 싶은데 드릴 것이 없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후,,,,,,

가는 방향과 반대인데, 구석의 골목을 찾아 찜질방 앞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개운하게 씻고 중앙홀에 모여서 또 글을 씁니다....

마무리 일기도 쓰고요....

고단한 다리를 뜨거운 물에 담그니 잠이 절로 와요~~

진실말하기 시간도 갖고 .... 밤이 깊어갑니다....

늦지 않게 취침해야 합니다...


지수, 지영, 성훈, 채빈이 모둠도 와있네요....

ㄴㅐ일은 스템프 투어를 합니다....

잘자요~~

해가 뜨진 않고 보슬비가 옵니다....

비를 맞으며 밥을 어디서 해야 하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먼저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등교시간이라버스가 만원입니다.

군산의 남학생 여학생들이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아이들은 민폐라며 어깨를 움츠리네요

등에 맨 산더미만한 가방에 눈치가 보인데요...

아니야! 애들아 배낭여행자의 품격은 배낭의 크기가 말해주는 것이야~~~~

거렁뱅이 행색은 필수!!

진포 항 앞의 근대역사박물관 블럭에 왔어요...

밥을 지어야 하는데, 우리 버너는 라이터를 켜야 불이 들어와요...

라이터를 빌리는 사이사이 옆의 기차 모형에서 사진도 찍고

아..... 라이터를 빌리는 것이 쉽지가 않았어요 ㅡㅡ

조용한 관광 블럭이라 사람이 없었어요...

빨간 관광버스를 타고 온 아저씨에게 잠시 빌렸어요..

이렇게 겨우 빌려 버너에 점화하고 밥을 합니다...

취사금지가 아닌 곳을 찾느라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아이들이 라이터 한 개만 사자고 성화를 해대는 통에 맘이 잠시 흔들렸지만

그 시간에 연 구멍가게나 편의점이 없더라구요.

토끼같은 모습으로 앉아서 밥을 하네요...

저리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으니~

토끼풀을 오물오물 뜯어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밥이 되는 틈에도

미적 창작활동에 몰두하는 서영이

서영이가 여행하는 동안 샘에게 풀꽃 반지야 머리끈이야 많이 만들어 줍니다...

고마워 서영아

샘이 풀꽃 좋아하는 것을 어찌 알고.....



 

아이들이 밥을 짓던 들판에는 포피 -개양귀비가 아름답게도 피어있습니다...

아름다운 꽃들이 세상에 많고도 많은데, 양귀비를 보니....

중국 당나라의 경국지색 양귀비가 왜 양귀비인지 알겠더라구요

붉고도 붉어서 그 붉음이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 꽃잎을 뚝뚝 흘리고 있습니다.



 
나오긴 일찍 나왔는데

라이터를 빌리지 못해

9시를 살짝 넘겨서야 밥을 다 먹었어요...


준서야 밥 더 퍼줘???

준서: 아..아니... 괜찮아. 그만 줘.

서영: 아냐 더 먹어야 돼, 준서 너 살쪄야 돼.

준서는 힘겨운 표정으로 고봉밥을 먹었습니다....



9시 전에 다 정리하고 박물관 입장하는 줄에 서있을 예정이었는데, ....

어서 가서 이것저것 보고 싶어요...

저 뒤에 있는 해양테마공원까지요~

 

근대역사 박물관에 들어갔습니다...

일제시대의 도시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입니다...

아이들은 인력거에 올라 사진도 찍습니다...

손에는 스탬프 투어 종이를 들고~~

진원이두...

민족의 운명을 근심하는 그 시대 지식인이 가질 법한 단호함이 보이는 준서

독립운동할 기세~~

베레모를 냉큼 써보는 진원이

"재현관이 젤로 좋아요~~!"

라며 소감을....

곳곳에 수탈의 기록과 눈물겨운 생활의 기록이 있습니다.

일본인의 대표적 거주지였기에 한 편으로 번영했지만, 또 한 편 수탈의 중심지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았던 도시


옆엔 붉은 벽돌로 지어진 군산세관이 있습니다.


서영이는 호랑이 전시물이 무서워 가까이 가지 못합니다.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의 흔적을 모아놓은 근대건축관



스템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은기~

하나씩 칸을 채워나가니 재미가 있어요~

등대모양의 탑모형 안에 든 도장을 찍어 8개의 도장자리를 채웁니다.
아이들이 누웠습니다....


사실은 얼굴을 댄 거에요

근대건축관 안에는 여러 인물들의 군상이 조각으로 들어가 있는 벽조형물이 있어요.



애들은 재미난 얼굴 찾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군산세관의 모형..

줄여노니 더 귀엽습니다...

유리로 보호되어 있는 콘크리트 기둥은 이 건물을 세운 일제시대 당시의 것을 보존한 것입니다...

이 건물은 조선은행의 군산 지사였습니다.

1900년대의 당시의 기둥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은기...

그런데 신기하지 하고 물어보면 꼭 아니랍니다...

걸음을 바삐 옮겨 장미갤러리 갑니다....

갤러리에서는 한 화백의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적몰한 화백은....

일제강점기 만주 대만 중국 티베트 등지를 떠돌며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민족의 격동기를 살다가 유명을 달리한 한 노화가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지 은기는 팜플렛과 그림을 유심히 봅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이가 살았던 기록에 많은 관심이 가나 봅니다..

하반영 화백이 작업실이 그대로 제현되어 있습니다...


전시된 그림을 하나씩 보던 준서에게 물으니

"그림을 매끄럽게 그려요. 복숭아가 진짜처럼 보여요. 잘 그려요."

미즈카페로 갑니다.

일본식 다다미 카페입니다...

다다미 방에서 여유로이 차 한 잔을 마시면 좋으려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일본식 집이란 건 내부가 이렇군요......

직접보니 알던 것과도 약간 달라 보입니다....

사진을 찍고 조용히 나옵니다...

귀여운 대형 주사위가 사진 찍기 참 좋습니다..

이 주사위의 윗 면 숫자를 세 가지 더해 스탬프 투어 용지에 합을 쓰란 부분이 있어 그렇게 해봤는데,

의미가 있는 활동이 아닌 듯 합니다....

근대미술관에는 징용 사진 자료가 있습니다...

찢기고 뚫린 몸으로 죽을 때까지 일을 했다고 합니다....

약한 나라의 백성에게는 일신의 안전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구할 자격이 없었던 걸까요.

그 시대 우리 나라를 점령했던 일본인에게 말이죠.

사진 속의 우리 선조의 처참한 모습에 아이들이 놀랍니다...

훗카이도에서 저 분들은 살아 돌아왔을까.....

마음이 아득해집니다...
의병학살 자료사진 전시도 봅니다...

수다스런 아이들도 말문을 잊었습니다..

화가 나 일제를 욕하기도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수감되어 있던 감옥을 재현한 곳입니다...
아들에게 목숨을 구명하려 하지 말라고 말한 의사의 어머니.....

이렇게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조선의 상황은 어땠을까요.

그 심정을 다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

이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자유로이 내 나라 땅을 여행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제 이야기 책 속에 보는 의사의 인생과 역사이지만, 잊지 않으렵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해서 쫒깁니다...

해양관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버스 타는 곳으로 갑니다....

마지막 스탬프를 찍자 작은 보리특산물 봉지를 주십니다...

엄마에게 줄 것이 생겼네요..

별로 상품이 좋지 않다며 투덜대는 친구들~~

여러분 어머니는 좋아하실 거에요~~

체력이 약해 걷는 것 힘들어하는데, 열심히 걸어준 준서야 서영아 은기야 고마워...

장하다...

매 순간순간 여행을 즐기며 즐겁게 함께 해준 진원이 고마워..

다음 여행은 좀 더 멋지게 해보자 ^^

이제 선유도로 가기 위해 군산연안여객터미널로 갑니다~~

신선이 노니는 아름다운 섬 선유도야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

우린 김앤밥 날라리~~

지금까지 양귀비꽃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날라다니다 돌아온 은나무였습니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