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주제여행 - 부산 첫째날

작성자
유 성미
작성일
2018-10-27 15:42
조회
1136
2108년 10월 15일 여행일기



8시에 수원역에 모였습니다. 무궁화호를 타고 6시간정도 되는 거리를 기차타고 갑니다. 그래도 긴 시간 버스보다는 기차가 좋아요.

기차는 의자 돌려서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 나눌 수 있고, 멀미도 안나니 글 쓰고, 그림도 그릴수 있어요. 도시락 먹고 간식 나누어 먹다보면, 도착지입니다.

이 긴 시간을 누구와 앉아 가느냐~ 자리배치를 “사다리타기”로 정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앉았어요.



세 명의 여학생 안에 태욱이가, 세 명의 남학생사이에 진솔이가~ 그리고 추장선생님과 성훈이는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눕니다.

심심한 태욱이, 처음에는 즐겁다가 심심해진 진솔이~

한 시간 정도 이동하다가 진솔이와 태욱이 자리를 바꾸기로 하고 남자팀 여자팀으로 나누어져 글 쓰고 게임하며 부산으로 향합니다.

“당연하지 게임” “진실게임” “삼행시 짓기” 한시도 쉼 없이 이야기하며 달립니다.



 

부산역에 내렸습니다. 오늘은 부산역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이바구길과 초량시장을 갑니다.

이곳은 바다와 함께 살아온 부산의 역사의 흔적이 담긴 장소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부산의 “근현대사”의 주제를 담당한 홍성훈 학생이 우리를 안내합니다.



부산 개항이후, 산업화의 시작으로 근대식건물과 공장들과 저장창고가 들어서고,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여공들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

그때의 흔적은 많이 지워졌지만, 남아있는 흔적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성훈이가 앞장서고 우리는 따릅니다. 오래된 현대식 건물 앞에 발을 멈춥니다. 1920년대 한국인이 설립한 근현대식 종합병원입니다.



일제 시대 부대숙소로 사용되다가, 중화민국 영사관으로 사용되고, 예식장을 거쳐 현재는 카페가 있는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건물을 보며, 건물에 담긴 역사적 흐름을 듣고 있으니, 그 겹겹의 세월 속에서 이곳을 오갔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건물 안은 부산출신 “오상열 작가”님의 글과 글씨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최대한 세월의 흔적을 남기고 좋은 글들을 예쁜 글씨로 담은 전시를 잠시 둘러봅니다.

 

초량시장 옆 남선창고로 쓰이던 장소로 이동합니다.

현재 그 터에는 마트가 세워져 있었지만, 성훈이는 그 앞에서 바다를 끼고 있는 시장의 중심에 해산물들을 저장했던 창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줍니다.

어부들의 고된 노동과 창고의 비릿한 냄새, 축축한 소금기 가득한 곳에 서 있는 듯 자세한 설명이 좋았습니다.

이제 위로 올라갑니다.



피란민들의 터였던 이곳은 아주 높은 곳까지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여러 골목으로 나뉘어 지고 길이 복잡해서 길 찾기가 쉽지 않아요.

지나가던 부산 시민들에게 물어보고, 조사해온 지도를 보면서 장소를 찾습니다.

길을 잘못 안내해  모둠 원들이 무거운 배낭 메고 오르막길 힘들지 않을까? 하는 성훈이의 배려가 느껴지는 맘 훈훈한 길안내였습니다.

확실하지 않을 때는 모둠원들에게 잠시 앉을 곳 마련해주고 혼자서 길을 찾다 다시 돌아와 땀 흘리며 안내해주는 성훈이가 어찌나 고맙고 든든한지요.

이곳은 시민들의 골목의 소소한 일상의 역사를 담아 놓았습니다.



흑백사진에는 현재 우리가 서 있는 골목 모퉁이에 어린아이들이 모여 웃고 있습니다.

현재는 우리만 서 있는 이 골목의 과거사진입니다. 그곳의 풍경을 그린 시인들의 글도 함께 전시되어있습니다.

잠시나마 글을 통해 그때의 풍경을 상상해 봅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초량교회”가 나옵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대, 부산의 독립운동가들의 거점이었던 곳입니다.

그곳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사진과 글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이제 거의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 예전에 우물로 쓰였던 터가 있네요.



이곳은 마을 모두가 함께 나누어 썼던 공동 우물이라고 합니다.

168계단 입구에 있는 이 우물은 아마도 이곳을 오르는 이들의 목을 축여주고, 물을 길어 올리며 이야기 나누던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 되었을 듯합니다.

공동우물에 깃든 이야기가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전해져 옵니다.

168계단은 생각보다 굉장히 가파릅니다. 이곳에 설치된 모노레일은 고령화된 이곳의 주민들을 위해 설치되었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한눈에 부산의 바다와 항구, 마을과 도시가 한눈에 보입니다.



왜구의 침략이 잦았고, 일제 시대 대륙침략의 거점이었으며, 대륙의 관문이었던 부산의 동구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글쓰기와 그림을 그리며, 부산의 역사와 풍경을  담습니다.



올랐으니 이제 내려갑니다.



올라가는 길은 힘이 있으면 되었지만,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다보니 휠체어가 조금 위험합니다.

재민이 주변으로 함께 도우며 내려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재민이 주변으로 꽃들이 피어있는 듯합니다.



이제 초량시장으로 향합니다. 이번 부산여행은 향토음식을 사먹지 않고, 지역특산물을 구입해서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어요.



시장에서 떡볶이 떡과 부산오뎅을 구입합니다. 필요한 야채도 구입하여 숙소로 이동해요.



조사 할 때는 숙소의 내부만 봤는데, 겉모습은 더 화려했습니다.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주상복합 고층건물의 제일 높은 층입니다.

4박을 이곳에 머무를 생각을 하니, 학생들 신났습니다.

예정보다 길어진 일정에 배가 고파 저녁준비 바로 합니다. 떡볶이와 오뎅탕 만들어 밥기하고 먹어요.



부산오뎅은 수원에서도 살 수 있는데, 현지에서 구입한 어묵은 다르네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은 모두모여, 조용히 글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오늘 여행에 대해 나누고 각자가 쓴 글을 읽어주며 서로 공감하고 편안히 이야기 나눕니다.



잠들기 전 마지막 시간, 우리는 매일 저녁 학생 각자가 기획한 활동을 모둠원들과 함께 나누기로 했습니다.

첫날은 치원이가 기획한 “부산 지하철 놀이”



무거운 배낭 메고 많이도 걸었던 오늘, 다리 펴고 편안히 놀고 싶었지만, 모두 함께 바다로 나가자는 치원이~ 살짝 치원이 눈치 보다가 기대에 찬 확고한 치원이의 표정에 모두들 아무 말 못하고 함께 밤바다로 향합니다.



치원이는 지하철 왕복 노선을 모래위에 그리더니, 남포동역에서 해운대역을 출발과 목적지에 표시합니다.

두 팀 중 남포동과 해운대역을 두 번 왕복하는 사람이 많은 팀이 우승입니다. 반대 팀은 왕복하지 못하게 방해공작을 합니다.

재민이는 해운대역 입구에서 마지막 관문을 담당했습니다. 누구든 재민이의 몸에 닿기만 해도 탈락입니다. 웃고 달리며 신나게 한 시간을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해운대 바다 주변의 높은 빌딩과 화려한 불빛이 자연과 어우러진 바다와는 다른 멋을 냅니다.

도시가 밝다보니, 밤바다의 수평선은 더욱 어두워 보입니다. 그곳을 보며, 이제 곧 성인이 되는 성훈이는 아직은 두려운 자신의 앞날을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 들으며 삶의 반을 산 나도 그 마음과 같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앞으로 4박5일 동안 함께 같은 일상을 보낼 우리들, 조용한 밤바다를 뒤로하고 숙소로 향합니다.
전체 1

  • 2018-11-01 12:44
    아이들의 여행 첫날이 손에 잡히는듯 보여지네요. 따뜻한 마음을 길러낼 수 있는 좋은 여행...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