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식 풍경

작성자
유 성미
작성일
2018-02-21 20:28
조회
1381
오늘은 개학일 입니다.

학교 가는 길~ 자목마을 입구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산하와 그 옆에서 이야기하며 걸어가는 병찬이를 보니, 갑자기 아이들 볼 생각에 기분이 들뜹니다. 별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 지수와 인사하고 숲 교실로 향합니다.  태욱이는 방학 전 모습 그대로 난로 옆에 앉아 태욱이 스타일로 인사합니다.  유진이는 밝은 얼굴로 맞아주네요. 하나 둘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재서가 건네는 오늘의 신문에는 기쁜 소식만 적혀있을 듯 마냥 좋고 반가워요.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제 옆에서 키재보며 능청스럽게 웃는 아이들~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라 그 빛나는 생명력이 더 찬란하게 느껴집니다.

선생님들 모두의 얼굴에도 숨길 수 없는 반가움의 미소들이 번집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선생님들의 마음... 저와 같은 마음들인 거죠~

첫 번째 시간은 방학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 나누기 전에 출석을 부릅니다. 노아 선생님께서 학생들 이름 하나하나 부를 때마다 휘파람이 나오는 듯합니다. 돌아가며 나누는 방학 이야기는 비슷합니다.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갔던 것을 제외하면, 모두들 방에서 뒹굴뒹굴~ 지켜보는 부모님들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을 하다가도 나의 사춘기 시절을 돌이켜보며, 이때 아니면 언제 뒹굴까? 싶기도 합니다.

독일에서 온 은기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합니다.(독일보다 한국이 살기 좋다는 미담도 빼놓지 않아요.) 잊지 않고 우리들의 선물도 챙겨왔어요.^^  장기 가정학습신청서를 냈었던 규빈이는 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경험이 담긴 명언을 남기고.... 고등어회를 먹었다는 민수의 말에 노아선생님과 최원배 선생님은 침을 꼴깍~ 앞으로 함께해주실 추장선생님 소개를 마지막으로 모든 인사를 마칩니다.

교실도 두개 더 생기고 책상, 의자도 많아졌으니 우리가 사용할 공간~이제부터 청소해 볼까요. 방학동안 추위와 운동부족으로 굳어있던 관절 돌리고, 근육에 힘 넣어봅니다. 학생들 손길 닿는 곳마다 학교가 살아나는 듯해요. “유성미 선생님~ 이거 어떻게 해요?” 라고 부르는 아이들 목소리에 반가워 달려가고, 일 끝내고 쉬고 있는 친구들 불러 치워 달라, 들어 달라 하니, 싫은 내색 없이 자기 일처럼 열심입니다. 눈치 빠른 아이들은 어딘가에 슬쩍 숨거나 바쁜 척! 이 모든 일상들이 마냥 좋아요.

학년별로 정리된 교실에 자리 잡고 담임시간을 가집니다.  2,3학년은 숲 교실, 1학년은 별 교실, 4,5학년은 나무교실입니다.  혜인이도 오늘 개학식에 함께 했어요. 담임시간에  4,5학년들과 한 교실에 둘러앉아 있으니 어디를 가든지 우리 인연의 끈은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에 고맙고 좋아요. 저는 마당을 서성이며 은하수(이지은)선생님과 이야기 나눕니다. 추워지려 할 때 쯤, 학생들 하나 둘 나와서 운동장에서 공차고 웃고 이야기하며 시끌시끌합니다. 신입생들은 늘 이곳에 다니는 듯~편안해 보입니다. 누가 선배이고 후배인지 모르게 모두가 어우러져 평화로운 기운을 내뿜는 이곳에서 우리의 2018년 사춘기 이야기의 첫 페이지를 시작합니다.

전체 4

  • 2018-02-22 14:36

    오! 이제는 숲교실이 꽉찰것 같아요.
    글을 읽다보니 학교의 활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2018년 평화로운숲 아자아자!!


  • 2018-02-25 22:31

    오손도손 정겨운 분위기네요^^


  • 2018-02-28 17:23

    역시... 학교엔 아이들이 있어야 하나봐요.. 자주 가는 공간인데 아이들로 인해 달라보여요~
    풍경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2018-03-27 20:32

    청소년들 이야기, 모습이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