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김장축제 11월 16일 하루일기 (2)

작성자
kurory
작성일
2017-11-16 09:06
조회
1132
학교 문이 열립니다.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기 위해 난로에도 불이 올라옵니다.

학생들이 난로 주변에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합니다.

겨울은 추운 계절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가장 따뜻한 계절입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모두가 난로에 모여 손과 발을 내밀고 녹입니다.

그러다가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 갑니다.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 펴지고 마음이 녹습니다.

겨울은 가장 따뜻한 계절입니다.

김장축제 이틀째, 시작됐습니다.

시작



학생들이 오늘 할 일에 대해 유성미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은 무를 썰고, 쪽파를 다듬고, 마늘과 배를 갈고, 냉장고 정리를 하는 것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밤새 담구어두었던 배추도 씻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자원을 하기 시작합니다.

추울만도 한데 아랑곳하지 않고 배추를 씻겠다고 손을 번쩍 들기도 하고

주방에서 야채를 다듬고 냉장고를 청소하는 일에도 하나 하나 손을 듭니다.

어느덧 역할 분담이 모두 끝나고 모두 준비를 합니다.



분주한 주방. 한결, 연수는 냉장고를 청소합니다. 은숙 쌤, 아진, 태경은 채소를 다듬습니다.



가지런하게 무채를 썹니다.



감자칼로 무 껍질을 벗깁니다.



배, 양파를 썹니다. 마늘도 갑니다.



배추가 잘 절여졌습니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추를 씻겠다고 자원한 아이들. 그 마음 씀씀이에 정말 난로 하나 놓아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거의 끝나갑니다.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드디어 휴식 시간이 왔습니다.

휴식 시간



뜨끈한 어묵국이 왔습니다.



난로도 따뜻하고, 어묵국도 따뜻하고, 손도 마음도 따뜻합니다.



배경음악에 맞춰 핸드폰을 마이크 삼아 노래를 부르시던 노아 선생님. 그리고 혜인, 진원.

김장의 핵심, 양념 만들기

올 게 왔습니다. 김장의 핵심, 양념 만들기입니다.



고춧가루를 풀어넣고, 어제 만든 풀과 함께 섞기 시작합니다.



모두 손을 넣어 양념을 버무리고 또 버무립니다.



마늘도 넣고, 새우젓도 넣습니다.



정성껏 다듬었던 채소들을 넣어 열심히 버무립니다.



원래 빨간 고무장갑이 더 새빨갛게 되었습니다.



산하가 천사가 됐습니다. 옷에 양념이 묻는 바람에 걷어올린 잠바가 날개가 됐습니다. 김치천사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양념 마무리



양념 만들기가 마무리 됐습니다.



깨끗하게 뒷정리를 합니다.



오늘 사용한 그릇과 도구들을 씻습니다.



남은 재료들도 봉지에 담습니다.

이제는 어제 열심히 절여두었던 배추들, 오늘 열심히 만든 양념들을 함께 섞는 일만 남았습니다.

김장이 참 손이 많이 가는 것인데 지금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를 돌이켜보니 정말 금방 끝난 것만 같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한테만 맡겨둬도 정말 잘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김장을 하는 기회가 언제 있을까요.

단순히 김치를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재료를 다듬고, 절이고, 버무리면서 김치가 만들어지는 와중에

서로 돕고, 도와주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면서 그 노력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김치'를 함께 나누고 겨울을 나게 될 겁니다.

생각해보니 배추가 참 고맙습니다.

여름이 아니라, 봄이 아니라, 겨울이 다 된 느지막한 가을에 속을 꽉 채워주는 배추가 고맙습니다.

배추가 있어서 함께 모이게 되고, 겨울 동안 함께 나누게 됩니다.

이렇게 모이고 나누게 해주는 배추가 고맙습니다.

점심시간 그리고 침묵과 독서의 시간



모두 밥기도 후 식판을 들고 음식을 받습니다.



식사가 끝난 후에 침묵과 독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보통은 이 시간 동안 책을 읽습니다만 김장 축제 기간 동안은

이 시기에 맞는 주제를 정해서 생각을 해보고 그림이나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모두, 함께 그리고 양념'입니다.

이렇게 양념 한 통을 만드는 데 들어간 재료와 시간은 모두의 것입니다.

배추 절이기부터 양념 만들기까지 혼자 한 건 없습니다.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고 모두 둘러앉아서 함께 했습니다.

단순한 김치 양념이 아니라 모두 함께 만든 것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자 했습니다.



나눠준 종이에 '양념'에 대한 생각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양념 바르기

드디어 양념을 바를 시간이 왔습니다. 배추잎 한 장, 한 장을 펼쳐서 양념을 바르고 한 쪽에 차곡차곡 쌓습니다.

그리고 김치통 안에 가득 채워 김치 냉장고 안에 넣습니다.



속을 바르기 위한 준비 중입니다.



절인 배추를 옮겨옵니다.



열심히 속을 바릅니다.



1학기부터 지금까지 마당 한 켠에 자리를 잡고 묵혀두었던 간장과 된장들도 오늘 밖으로 나옵니다.

김치들을 통에 고이 담아서 김치 냉장고로 보냅니다. 여기까지 하면 김장은 끝!



뒷정리를 합니다.



급식 선생님께서 해주신 맛있는 간식! 이 고구마도 저희 텃밭에서 직접 기른 고구마들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무리를 하고 내일 일정에 대해서 설명을 듣습니다.

덧붙이기

오늘의 침묵과 독서 주제는 모두, 함께 그리고 양념이었습니다. 그 글과 그림들을 함께 나눕니다.

전체 1

  • 2017-12-13 08:29
    아이들 김장하는걸 보니 옛날 첫해 아이들과 김장하던게 생각나네요. 이젠 아이들도 많아져서 아이들끼리 척척 해내는 모습이 뿌듯합니다. 항상 김치 맛있던데.. 올해도 맛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