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하루이야기 : 호박 다듬기와 별2

작성자
유 성미
작성일
2018-09-11 17:36
조회
1049



2018년 9월 7일 하루이야기 : 호박 다듬기와 별2

호박이 늙어 노랗게 익었습니다.

가장 예쁘게 늙은 호박 두통은 초등에 선물로 드리고, 남은 네통은 설명회때,  잠시 노란 얼굴 내밀었다가 오늘 드디어 다듬어 졌습니다.

선선한 초가을 아침, 마루에 둘러앉아 칼과 도마를 들고 껍질을 자르고 깍뚝 썰기 합니다.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스산한 가을날 뜨끈한 호박죽 끓여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반토막낸 호박 안에 그득한 씨는 긁어서 모았다가 말려 호박씨 까먹고, 내년 종자로도 쓰려고 합니다.

숟가락을 든 두 남자, 재서와 지수는 호박살을 박박 긁어모아요.



여기에 소금 밀가루 넣고 한가위 때, 호박전 부쳐 먹으려구요. 딱딱한 껍질이 만만치 않네요. 여럿모여~ 네 통을 한 시간 내내 다듬었습니다.

풀벌레소리 들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다듬다가~ 음악을 듣고 싶어 학생들에게 신청곡을 받았습니다. 지수가 신청한 “송대관의 네박자”  가사 공유합니다.

역시나 나이가 의심되는 외모와 취향을 가진 지수군~ 18살이라고 하는데......이러한 감성을 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내가 슬플 때/누구나 부르는 노래/내려 본 사람도/위를 보는 사람도/어짜피 쿵짝이라네/


쿵짝 쿵짝 쿵짜짜 쿵짝 네박자 속에/사랑도 있고,이별도 있고 ,눈물 도 있네/


한두절 한고비/꺽어 넘을때/우리의 사연은 가고/울고 보는 인생사/연극같은 세상사


세상사 모두가 네박자 쿵짝/쿵짝 쿵짝 쿵짜짜 쿵짝 네박자 속에/사랑도 있고,이별도 있고,눈물도 있네


짠짠 짜짜짜 짠짠짠 짜짜짠 짜리라라 짠짠짠~/짜짜잔 짜자잔 짜자짠


늙은 호박 다듬으며 네박자 노래를 듣고 있자니, 신나는 리듬이 구슬픈 가사와 함께~ 뜨겁고 푸르른 여름이 꺾인, 이 계절에 늙은 호박 다듬는 이 순간 탁월한 선곡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수업은 1학년 별2입니다. 과학수업 풍경~ 정말 오랜만에 전합니다.

“빛은 어떻게 진행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수업입니다.

빛은 곧바로 나아갑니다.

빛은 곧바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부딪혀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다른 물질을 통과하여 나아갈 때 꺾여 가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것들을 관찰하고 실험하고 정리하면서 규칙성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총 6명인 1학년은 세가지 주제를 두명이 모둠을 구성하여 활동합니다.

- 첫번째 미션, 빛이 똑바로 나아간다는 것을 빛과 구멍 난 여러 장의 종이로 증명해 보세요.

- 두번째 미션, 빛이 거울에 부딪혀 나아갈 때, 어떠한 규칙성을 가지는가?

- 세번째 미션, 빛이 상태가 다른 물질을 통과 할 때, 어떻게 나아가는가?

우선, 질문을 던져주고 하고 싶은 주제를 학생이 선택합니다.

첫번째 미션은 대선이가 손을 듭니다. 두번째는 유진이가 손을 번쩍 듭니다.   세번째는 현수가 손을 드네요, 재혁이와 재민이, 원지는 고민 중입니다.

선택에서 고민이 될 때는 역시나 “제비 뽑기”~ 그래서 이렇게 모둠이 정해졌습니다.



재혁이와 대선이는 구멍 뚫린 종이로 촛불에 가까이 가져가 보기도하고 전등에 비추어보기도하면서 도대체가 어떻게 구멍 난 종이 몇 장으로 빛이 곧바로 나아간다는 것을 밝혀낼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재혁이에게 카메라를 가까이 가져가자 전구를 머리 옆에 비추며 아하!를 외치며 밝게 미소를 짓고 알아냈다는 퍼포먼스를 연출합니다. 아쉽지만, 아직 깨닫기 전의 설정입니다. 힌트를 달라고 합니다. 저는 종이 한장으로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을 봅니다.



재민이는 거울을 향해 레이져를 발사합니다. 두루마리 휴지에 각도기 올려놓고 정확히 발사합니다. 그리고 유진이는 레이져가 향하는 숫자를 적습니다. 발사한 각은 같은데, 반사한 값이 두가지 다른 값이 나오니, 유진이는 고민합니다. 그리고 재민이에게 다시 해보자 합니다. 재민이가 발사한 레이져는 거울에 반사하여 원지 등을 비춥니다.



현수와 원지는 각도기가 그려져 있는 통 두 개를 겹쳐놓고 한통에 물유리를 담습니다. 현수는 물유리 성분이 무지하게 궁금합니다. 선생님? 물유리는 유리를 녹인 거예요? 이거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딱딱한 유리가 되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물유리 병에 적혀있는 “규산나트륨 수용액”을 읽어보지만, 암호처럼 어렵기만 합니다. 궁금증 하나 더 가지고 빛이 꺾이는 현상에 다시 집중합니다.



그 순간 뒤쪽에서 들리는 소리~유레카! 드디어 알아냈다며 신나는 목소리 대선입니다. 재혁이와 대선이 둘이 무어라 이야기 하더니 바로 알아낸 것을 정리합니다. 대선이는 글로, 재혁이는 그림으로 정리합니다.

이렇게 실험이 마무리되고

결과 값을 가지고 서로 나름의 규칙성을 논의하고 협의합니다. 시간이 조금 부족하여 오늘은 재혁이와 대선이 모둠만 발표하고 마무리해야겠어요.

깨달음을 얻은 두 학생은 자신감이 넘쳐 발표합니다. 여러 장의 종이의 구멍을 나란히 할 때만, 빛이 구멍으로 보인다는 것은 빛이 직진한다는 증거가 된다는 설명과 재혁이의 설득력 있는 그림으로 단번에 이해가 됩니다.  노트에 정리하고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점심시간~ ^^

점심식사 후,  후식으로 요로케 모여앉아 고소한 해바라기씨 까먹고 있어요.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