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가위 잔치" 오전이야기

작성자
유 성미
작성일
2018-09-24 18:55
조회
1048
2018년 한가위 한마당 풍경입니다.

어제부터 하늘이 흐리더니 오늘 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마당에서 부침개 부치려 했는데, 비와서 안되겠어요. 별교실 처마밑에 마루 놓기로 합니다. 상을 옮기는 순간에도 장난은 빠질 수 없습니다. 서로 밀고 당기며 상을 중심으로 춤을 추듯 얼굴에는 웃음가득이네요.



손님 맞을 준비 마치고 기타치고 이야기하며 손님 기다립니다.

아침부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동생들이 왔어요. 초등에서는 가장 큰 형님일 텐데 중등 문을 들어선 순간, 막내 동생들이 됩니다.

숲교실에 모두모여 인사하고 오늘 오전일정 안내합니다.



풍요로운 계절 모두가 함께 나누어 먹는 우리의 명절~ 그 전통을 기억하고 이어가는 마음에 음식을 함께 만들고 서로 나누기로 했어요.

중등에서는 며칠 전부터 학생들이 두 세 컵 쌀을 모았어요. 어제 쌀을 불리고 쌀가루를 준비했습니다. 초등에서는 직접 삶은 팥고물과 깨로 속을 만들어 가지고 왔어요. 잡채는 초중등 모두가 먹을 수 있게 푸짐하게 만들 계획입니다. 주방에서는 떡을 찌고, 탕국 만들 준비하고, 우리가 초대한 강사분들 위해 고구마줄기 다듬어 포장 예쁘게 해서 전달해 주려합니다.

 

1) 송편 만들기 - 숲교실

모두 손을 씻고 송편 반죽을 시작합니다. 세모둠으로 나누어 반죽합니다.



한복입고 송편 빚으니 곱네요. 둘러 앉아 송편 만드는 즐거움은 해 본 사람은 알아요. 내가 만든 송편모양이 예쁘다 자랑하고 옆구리 터진 송편은 보수작업해보지만, 만질수록 보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송편 반죽할때, 부엌에는 찜통에 물 올려놓고 송편 기다립니다. 김이 올라오자 빚어진 송편을 찜통에 넣습니다. 다 쪄진 송편은 태경이와 아진이에게로 갑니다. 찬물에 잠시 담그고 손바닥에 참기름 발라 송편 하나 하나  발라줍니다.



참기름이 숲교실에 퍼지자 하나 둘 태경이와 아진이에게로 다가옵니다. 채반에 식히려 담아 놓은 송편에 손이 가더니 돌아서는 얼굴에 볼이 불룩~ 오물오물 합니다.

 

2) 탕국 - 주방

주방에서는 탕국을 끓이는 장인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피홍합으로 육수를 내고 각종 야채와 멸치, 다시마까지~ 불 옆에서 떠나지 않고 국물에 대한 열정을 쏟는 태욱이~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요...



소금만 타 먹어도 맛있을 국물에, 홍합살이랑 두부, 무까지 썰어 넣어 올라오는 거품 정성스럽게 거두어가며~~ 그렇게 "명품 탕국"을 만들어 내고야 맙니다.

 

3) 잡채, 늙은호박전 - 별교실 처마밑

별교실 앞 처마 밑 명당자리에는 잡채 준비가 한창입니다.  우리 옷 입고 흰양파와 주황 당근을 써는 모습을 보니 "곱구나~~"



우리가 키운 늙은 호박은 오늘 부침이 해 먹으려 합니다.  며칠전에  숟가락으로 긁어서 냉동실에 넣어 놓은 호박살에 밀가루와 소금 넣고 부쳤습니다. 비오는 풍경에 마당에서 지글지글 냄새는 퍼집니다.  첫 번째 부침개  모양이 나오지 않아 시식용으로 내어 놓자 머리 맞대고 둘러 서 조금씩 나누어 먹습니다. 달콤하니 늙은 호박의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맛나네요. 부침개 부치는 사람은 바쁩니다.  부치랴~ 지키랴~ 오늘 메뉴 중에 가장 인기 많았네요.  내년에는 늙은 호박 더 많이 키워 살 긁어놓자고.... 그래서 부침개 많이 해 먹자고 학생들과 약속합니다.

 

4) 고구마 줄기 - 텃밭정원

고구마 줄기팀은 우산 쓰고 줄기 따고, 빗소리 들으며 시민농장 테이블에 앉아 줄기 다듬어요.  예쁘게 포장해서 강사님들 선물로 주기로 했습니다. 줄기의 모양과 잎의 모양 어느 하나 같은 것 없고 그 모양새도 신기합니다.



한시간 반정도 지나자 음식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갑니다. 놀면서 적당히 해도 손 야무진 우리학생들, 이제는 후딱 이네요.

초등에 줄 송편 160여개와 잡채 70인분 포장해서 전달식을 합니다. 마당에 둘러서서 모두가 함께 마음 담아 드려요. 동생들 맛나게 먹어요~



6학년 동생들과 우리학교 회장단 "재서와 원지"가 함께 초등으로 갑니다.  우리도 초등에서 “전통이 담긴 전통(재서가 말하길..)”을 받아왔습니다.



정성스럽게 부친 전 맛있게 먹겠습니다. 이렇게 음식 나누니 배부르기 전에 마음이 벌써 불러옵니다.  앞으로도 맛있는 것 나누어 먹어요 ^^

이제 우리상도 차려 봅시다.

송편/부침개/호박전/탕국/잡채/배/열무김치

이렇게 차려놓고 우리학교의 어르신~ 강사선생님을 대표해서 우리와 횟수로 2년을 함께 하고계신 옷살림 선생님(노오여 선생님)의 덕담을 받고, 우리는  예쁘게 포장한 고구마줄기 선물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이제 모두 함께 밥기도하고" 만물에 스며든 태양의 밝은빛이 생명을 살리듯 내 삶을 연장하는 귀한음식" 맛있게 먹읍시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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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30 17:40
    학교가 꽉 찼네요. 한복입은 동생들이 사랑스럽네요. 가지고 온 송편은 정말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