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기술 (2014.03.19 - 최껄껄)

작성자
허선영 (규빈 4, 시현, 소현 엄마)
작성일
2017-02-15 23:54
조회
869
매주 월요일 3교시는 <적정기술> 시간입니다.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이말은 적정기술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지요. '소외'란 많은 사람들이 소수의 사람들을 따돌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할 본질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마르크스가 이 소외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발견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외된 90%' 란 말이 가능한 것이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혹은 우리 학교는 소외된 것이 있을까?

서영: 집에 화장품 냉장고가 있는데, 학교에서는 화장품 냉장고가 없다.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에 소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개념을 잡는데, 물론 제가 조금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화장품 냉장고를 만들 것이다.

이런 이유로 서영이는 채빈이와 함께 항아리를 이용한 화장품 냉장고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규빈, 지수: 나는 자동차를 운전하고 싶은데 나이가 적어 면허를 딸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직접 내가 자동차를 만들어 타고 다닐 것이다.

이 둘은 자동차를 만듭니다.

 



(사진설명)

-수업하면서 자유롭게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초등 휘서 어머님께서 옥수수를 기증해주셨어요. 감사해요, 휘서 어머님.     

-서영, 채빈이가 저 멀리서 항아리를 구해오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구해왔는데, 분해해서 수동 엔진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젠 아이들이 폐품을 보면 하나 둘씩 주워다 놓습니다.

-바퀴달린 의자도 분해해서 자동차 안장으로 만들 계획이라네요.

은기는 고 효율난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 위에 철판을 얹고 라면을 끓여먹기로 했지요. 완성되는 날 양은 냄비와 라면을 제공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나현이는 책을 잘 세울 수 있는 받침대를 만듭니다.

준영이는 메타세콰이아 숲으로 가는 길목에 다리를 만듭니다. 많은 사람이 불편하게 그 길을 다니기 때문입니다.

하연이는 칠판거치대를 만들겠답니다. 의자로 받치고 있는 칠판이 자리도 차지하고, 너무 낮게 있기 때문입니다.

준서는 스파이더맨 옷을 만들어 초등학교에 계시는 이슬선생님께 선물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혹시 스파이더맨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마을에서 만나도 당황하지 말고 공손히 인사하라고 당부해두었습니다.

결과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뚝딱뚝딱 시작했습니다. 소외와 행복을 연결시켜줄 적정기술의 개념을 몸으로 체득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소외받는 자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어른들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평화를 만드는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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