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지수

작성자
chujang
작성일
2018-07-08 09:31
조회
44

인터뷰 송지수

올해 2018.5.30일 까지 대안공간 ‘눈’에서 개인전으로서는 첫 전시회를 열었던 송지수 (중등 수원칠보산자유학교 5학년 재학중) 학생을 만나 작품 소개와 디자인과 글쓰기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개인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간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늘 만들어 오긴 했지만, 처음으로 온전히 나만의 작품으로 개인전을 열어 보여줄 수 있었다. 그래서 작품을 밀도 있게 준비한 계기가 되어 좋았다. 아쉬운 점은 제목이 <디자인과 글쓰기> 인데, 관객들에게 글을 가독성 있게 했으면 좋지 않았겠나 싶다. 다음에 그런 부분을 더 미학적으로 했으면 한다.

-준비기간은 어땠는지?

=작년 12월 개인전 신청했고, 1월에 오리엔테이션하면서 다른 작가들 만나 인사 나눴다. 작품준비는 딱히 하루 얼마씩 시간을 낸 건 아니고 계속 꾸준히 그림 그리고 글도 썼다. 학교여행 갔다가 돌아온 날 설치하느라 특히 바빴다.

-그림 그리게 된 계기는?

=디자인을 하기전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세밀화 자연물 그림을 많이 했었다. 6학년때 집에서 조그맣게 전시회도 해봤고. “녹색여름전”(2015~2017) 할 때는 자연물 그림을 전시했다.

-학교에서 열린 ‘칠보산 등산백일장’때 칠보산 풍경 그린것이 생각나는데, 세밀화 배웠는지?

=딱히 배운것은 아니고. 엄마가 세밀화 좋아하시고. 황경택 만화가님과 모임도 했었다. 전에는 세밀화 통해 원래 있는 것들을 그렸다면 디자인하면서는 원래 있는 게 아닌 것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에 세밀화 한 게 도움되었다. 세밀화를 하다가 관심 따라 자연스럽게 디자인으로 갔는데 또 맨날 디자인만 하면 재미 없다. 요즘엔 스케치북에 펜으로 풍경화를 한다.

이번전시 주제가 <디자인과 글쓰기>여서, 글쓰기에 대해서 물었다

-디자인의 글쓰기라?

=디자인을 그림만 보여주기 보다는, 디자인의 전체적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컨셉을 잡는다는 점에서도 글쓰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전에는 그런 글쓰기를 많이 안 했는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는 디자인에 대해서 길게 한번 글을 써봤다.

-글쓰기와 디자인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 이를테면 키워드 잡고 나서 그림을 그리나?

=그림을 그리다가 키워드를 잡는건 힘들고, 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것들 책이나 다큐멘터리본것 내가 경험했던것들에서 키워드가 많이 나오게 된다. 키워드가 있으면 보는 사람이 이해하기가 쉬운 듯 하다.

-글쓴것을 혹시 어디에 발표하는지?

=네이버에서 개인 블로그 하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글은 아니다. 특별히 어디에 내고 그런건 아니다. 이번 글들은 제 개인전이기 때문에 피드백이나 도움없이 혼자서 쓰고 퇴고했다.

-어떤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쓰나?

=전시를 보는 사람을 대상으로 썼는데, 글 이란게 일단 내 생각을 정리하는 점에서 좋다. 그런데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글의 완성도가 높아져서 더 좋다.

-평소에 글쓰기에 대한 공부는 어찌 하는지?

=일단 독서는 정말 필수다. 독서는 평생해도 끝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전시회 전에 그 책들을 읽고 안 읽고의 차이는 크다. 근래에 <비평적디자인>이라는 책을 봤는데 디자인을 통해서 비평이 가능하다는것 알았다. 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이 많이 도움된다. 글도 많이 써봐야 하고, 이번에는 개인전이라 온전히 혼자서 했지만 글쓰고 피드백 받는것도 중요하다.

-예술에서의 글쓰기라면 창작/감상/비평이 있을수 있는데, 본인에게 어느 분야가 잘 맞을까?

=뭔가를 잘한다 못한다기 보다는, 창작이 가장 즐겁다. 감상도 요즘은 전보다 많이 한다.

특정 작품에 대한 비평은 아니고, 이번 전시작품 중 핸드폰 디자인과 밈(meme)에 대해 이야기한게 전체적인 기술비평 이라고 볼 수 있을듯 하다.

디자인에 대한 여러 생각을 들었다.

-이번 전시의 키워드 뭐였나?

=세가지였다. 거주자동차/핸드폰 기능 재분리/ meme (밈)

우선 거주와 모빌리티(거주+이동수단). 살아가는곳이 거점인데, 그 거점이 이동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이 있을것이다. 기술도 있고. 지금 대한민국이 집값도 비싸고 집을 갖기 어려운 시대이니 이를 컨셉으로 잡게 된 것 같다. 여행을 좋아한다. 작년8월에 동해안 자전거 여행 혼자서 갔었다.

그리고 핸드폰디자인 “기능 재분리”. 지금의 핸드폰은 자꾸 기능 통합되어가는데, 본래의 기능들로 분리되는 것을 표현해봤다. 그리고 밈이라는 소재.

-meme 밈이라는 단어는 어떤 뜻?

=생물학 용어로 gene이라는 말이 물리적 유전적인 외형을 뜻한다면. 밈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문화적 관습들로서 흔히 인터넷에 있는 재밌는 짤방들을 말한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모여있는데 간단히 지나가는 이미지들이다. 대부분이 코미디와 오락성이다. 무겁지 않게 쉽게 사용되는 이미지다. 밈에 대해선 비판도 없다. 그만큼 가벼운 이미지이다.  나도 몇 개 만들어 봤는데, 내가 생각한거 왠만한거는 인터넷에 이미 다 있더라. 아 인터넷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세밀화는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목표라면, 디자인은 그보다는 분명한 주제의식. 목적의식 컨셉 위주의 그림일텐데 ?

=디자인이라고 해서 미학적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에서 스킨/뼈대/영혼이라고 나눌때, 멋이라는 부분 즉 스타일링외에도 주제의식 합리성 효율성까지 모두 갖고 있다. 디자인은 주제의식을 갖고 하는데, 너무 합리성 효율성만 추구하면 또 딱딱해진다.

내가 디자인에 대해 생각한 것은 미적 감각과 합리성을 다룬 미적경험, 즉 “경험의 미학. 사용의 미학”이었다. 작품 중 “핸드폰 디자인”에서 그것을 녹여내려했다. 이 핸드폰은 전화와 문자기능밖에 없어 사용이 전혀 효율적이지 않지만 그 뒷부분의 코드들을 보여줌으로써 ‘아, 테크놀로지란 것은 이런거구나’ 느낄수 있도록 사용의 미학을 좀 더 보여주고 싶었다.

-요즘 관심있는것은?

= 이미지와 정보의 관계. 예를 들면 사진도 정보코드이다. 디지털이 이미지로 포장되는것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고 코드를 만지작 거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기술 테크놀로지에 관심 있다.

-진로와의 연관성. 앞으로 이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지?

=디자인을 하긴 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번 전시 계기로 느낀거는 항상 실험을 해봐야겠다는 점이다. 뭔가 하나에 정착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의 전문가에 집중되는것은 싫고, 많은 것을 경험해야 겠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산업디자인도 관심 있긴 하지만, 대량생산하여 다 같은 것을 쓰는 게 산업디자인인데, 사람들은 정말 너무나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존중한다고 할 때, 그런 산업디자인은 장기적으로는 별로 가치가 없을것 같다. 물론 그래도 먹고 살기위해서는 해야 할 수도 있다. 어떤 좋은 일을 하자면 완전 바닥을 치고서 거기로 올라가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예술적 디자인을 하는 사람중에 예전에는 산업디자인을 했던 사람도 많다.

-좋아하는 작가?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디자이너 이자 예술가. 얼마전 현대미술관 전시를 보러갔었다. 이분이 예전에 산업디자인 하다가 지금은 공공 예술을 하신다. 디자인은 대량생산이라지만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를 보여주었다. 보통의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차이를 넘게 해준 작가다.이분 작품에 “노숙자 수레”라는게 있는데, 그럼 몇 개 생산할거냐는 질문에 “딱 하나다. 그러면 목적을 이룬 것이다.”고 했다.

-인터뷰를 돌아보니 세밀화와 자동차디자인, 생태와 기술, 아날로그이미지와 디지털 같은 반대적인 개념속에서 어떤 창작이 나온 것 같다. 그 사이에서 꽃이 필때 멋이 나오는데 그걸 어떻게 찾을까가 숙제일 듯 하다. 이 둘을 어떻게 녹여 낼까?

=자연은 자연대로 기술은 기술 그대로 좋다. 다만 둘이 섞여서 이상하게 변질되면 안될 것 같다. 기술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면 기술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후의 전시가 궁금했다. 그때는 어떤 모습일지 보고 싶다. 딱 하나로 규정짓지 않고 다양하게 경험하고 공부하면서 관심에 따라 길을 찾아가는 젊은 작가의 건투를 빈다.

전체 2

  • 2018-07-08 09:50

    안녕하세요. 추장 입니다
    5월말에 5학년 송지수 개인전에 갔다 왔었어요. 조금 더 들어보고 싶어 작가인터뷰를 했는데,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글 편집 띄어쓰기가 어렵네요.


    • 2018-07-12 21:14

      이렇게 지수 인터뷰를 해주셔서 너무 잘읽었습니다
      이런건 부모가 묻고 싶긴해도 물어볼수가 없어서 ㅎㅎ